비요일 /청원 이명희 비요일 - 청원 이명희 곡진하게 피었다 진 잃어버린 지난 날 한 가득 자욱하게 고요 속 피어 오른다 붉었던 내밀한 속내 소쇄한 얼굴 내밀며 문학·시 2015.09.03
늘 그리운 사람 -용혜원 늘 그리움의 고개를 넘어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다리는 내 마음을 알고 있다면 고독에 갇혀 홀로 절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이어야 할 순간까지 우리의 사랑은 끝날 수 없고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막연한 기다림이 어리석은 슬픔뿐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리움이 심장에 꽂혀 .. 문학·시 2015.06.29
애인이 있으면 좋은 20가지 애인이 있으면 좋은 20가지 햇살 이 해수 히죽히죽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야지야 콧노래가 줄줄 쏟어져 나온다. 뭘 해도 즐거운 행인이 된다. 뭘 먹어도 맛있는 건담가가 된다. 그 사람을 나의 하늘이여! 하고 호칭한다. 그 사람에게 내 꽃아! 라고 불린다. 만사무심하던 사람이 작은 들꽃.. 문학·시 2015.06.18
하얀 날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 - 잉게보르크 바하만 하얀 날들 - 잉게보르크 바하만- 요즘 들어 나는 자작나무와 함께 기상하여 얼음으로 만든 거울 앞에 서서 밀 같은 머리칼을 이마에서 빗질해 넘긴다. 나의 숨결과 섞이면, 우유가 눈송이 모양이 된다. 이런 새벽이면 우유는 쉽게 거품을 낸다. 그리고 창문에 입김을 불면, 거기 어린애 같.. 문학·시 2015.06.16
나의 꽃 - 한상경 나의 꽃 - 한상경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향기로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내 가슴속에 이미 피어있기 때문이다. < Lament-Terence Kelly > 문학·시 2015.06.16
우리가 어느 사이에 - 용혜원 우리가 어느 사이에 - 용혜원 내 젊음을 모두 바쳐 그대를 사랑하여도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연인들은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의 깃발을 휘날리기 때문입니다 젊은 날의 사랑마저 애증으로만 남는다면 우리들의 삶은 고통의 눈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엔 대화조차 어설프던 .. 문학·시 2015.06.11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Ernesto Cortazar / Emmanuelle's Theme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 인간은 누구나 소유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대상을 완전무결한 자기 소유로 삼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요 아예 그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내 꺼는 없어, 라는 말을 대.. 문학·시 2015.06.10
첼로처럼 살고 싶다 / 문정희 첼로처럼 살고 싶다 / 문정희 (낭송 고은하) 하룻밤 쯤 첼로처럼 살고 싶다 매캐한 담배연기 같은 목소리로 허공을 긁고 싶다 기껏해야 줄 몇 개로 풍만한 여자의 허리 같은 몸통 하나로 무수한 별을 떨어뜨리고 싶다 지분 냄새 풍기는 은빛 샌들의 드레스들을 넥타이 맨 신사들을 신사의 .. 문학·시 2015.05.13
푸른 잎사귀 / 이효녕 푸른 잎사귀 / 이효녕 멀리 흘러가는 바람 앞에서 마음속에 누군가를 위해 잎사귀 다는 것이 푸른 사랑인 줄 알았다 머리 위에 저리도 많은 별이 살더니 그를 따라 밀어가 나비로 날아 작은 숨구멍 하나하나에 젖어들고 시간이 내는 발자국 앞에 마침내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잎사귀 .. 문학·시 201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