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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조작' 박현준, 도미니카서 던진다

백삼/이한백 2015. 9. 23. 11:58

 

[일간스포츠 안희수]
전 LG 투수 박현준(29)이 ‘도미니카 프로야구’에서 뛰기 위해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를 경유해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출국했다.

박현준은 LG 소속이었던 2012년 팀 동료 김성현(26)과 함께 브로커로부터 건당 수백 만원의 금품을 받는 대가로 ‘경기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져 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 받았다.

당시 KBO(한국프로야구위원회)는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야구선수가 사행 행위 같은 위법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으면 영구 또는 기한부 실격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 KBO 규약 제144조 2항에 따라 두 선수를 영구제명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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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 프로야구 에스트렐라스 구단 관계자인 라울 허난데즈는 2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박현준이 우리 팀 첫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애틀랜타를 경유해 오늘(23일) 도미니카 공화국에 입국한다”고 말했다. 허난데즈는 이어 “박현준 영입은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한국인 스카우트 소개로 이루어졌으며 우리 팀 단장도 컵스 구단의 일원”이라고 덧붙였다.

1951년에 출범한 도미니카 프로야구는 총 6개팀이 참가해 매년 10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팀 당 50경기를 치른다. ‘도미니카 윈터리그’로도 불리는 이곳에는 도미니카 유망주는 물론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들과 박현준 같은 외국인도 다수 참가한다.

허난데즈는 “우리도 박현준이 도박사건에 연루돼 KBO에서 징계를 받은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도미니카에서 뛰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박현준의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그가 팀 훈련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우리 팀 합류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KBO는 현재 프로야구가 존재하는 미국, 일본, 대만 3개국과 협정을 맺고 있다. 협정 내용 중에는 ‘한국선수가 한국 내 구단의 보류, 군복무, 임의탈퇴, 자격정지 또는 부적격자 명단에 속한 경우 해당선수를 영입하려는 국가는 KBO 총재를 통한 한국 구단의 승인 없이는 고용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때문에 KBO에서 영구제명된 박현준이 미국, 일본, 대만 리그에서는 뛸 수 없다. 하지만 KBO와 협정을 맺지 않은 도미니카 등 중남미 국가에서 활약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협약을 맺은 국가에서는 선수를 영입할 때 KBO에 신분조회가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협정을 맺지 않은 나라는 제한하기 어렵다. 일례로 KBO에서 징계를 받은 선수가 캐나다, 멕시코에서 야구를 한다면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상희 베이스볼긱 위원,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