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지난 30일(한국시간) 열린 우크라이나 1부리그. 리그 2위 FC 드니프로와 3위 FC 디나모 키예프전.
양 팀이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22분. 원정팀 디나모 키예프가 경기장 중앙지역에서 프리킥을 문전으로 찼다. 이 공을 향해 올레흐 후세프(31,우크라이나)와 드니프로의 골키퍼 데니스 보이코(26,우크라이나)가 동시에 공중으로 떴다.
후세프는 미동도 없이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강한 충격으로 인해 의식을 잃은 듯 보였다. 자칫, 끔찍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순간, 가장 가까운 곳에 서 있던 상대팀 드니프로의 공격수 야바 칸카바(28,그루지야)가 뛰어왔다.
칸카바는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칸카바는 기도 확보를 위해 곧바로 손가락을 후세프의 입 안에 넣었다. 자칫, 의식을 잃은 후세프가 손가락을 깨물 수도 있었다. 그럴 경우, 손가락이 잘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칸카바는 개의치 않았다.
곧이어 두 선수가 더 달려왔다. 모두 상대팀 드니프로의 선수들이었다. 수비수 아르템 페데츠키(29,우크라이나)와 공격수 로만 조줄리아(25,우크라이나). 이들은 온 힘을 다해 후세프의 닫히고 있는 입을 벌렸다.
이들이 힘을 쓰는 사이, 의무진이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조줄리아는 땅에 바싹 엎드렸다. 조줄리아는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후세프와 디나모 키예프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는 '옛 동료'의 끔찍한 부상에 두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다. 또 후세프는 치료 과정 중 손가락이 물린 듯 매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얼마 후….
천만다행이었다. 후세프가 깨어났다. 그는 다소 어리벙벙한 표정을 지은 채 두 발로 섰다. 하지만 경기에 계속 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뇌진탕 증세를 보인 그였다.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결국 그는 들것에 실려 나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경기가 재개됐다. 2-0 홈팀 드니프로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칸카바는 이 상황에 대해 "나는 영웅이 아니다. 내가 아니었어도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세 명의 축구 영웅들이 한 선수의 귀중한 목숨을 살렸다.
◆ "축구 선수 목숨 구한 3명의 '상대팀' 영웅들.. '감동'" 동영상 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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