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 심성보 너 숨이 차 오르도록 그리운 것이 있다면 삶의 길에서 지워버린 너의 얼굴 너의 입술 너의 눈동자 그리고 그 마디마디에 꺼져버린 가슴속의 허무함일 것이다 숨죽여 어린 아이처럼 벙어리가 된다는 것 슬픔도 채 가누지 못한 체 바보가 된다는 것 나는 너의 인생에서 조금씩 멀어져서 혼.. 문학·시 2014.06.30
삶의 층계에서 ...이해인 삶의 층계에서 ...이해인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면 무언가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만 같은 어떤 기대와 호기심 층계를 마주치면 문득 오르고 싶어진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생각하며 오를 수 있는 돌계단 층계는 만남과 기쁨과 기다림의 설레임이 가득한 장소 때로는 이별의 슬픔이 깔.. 문학·시 2014.06.26
초혼(招魂) [김소월] 초혼(招魂)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虛空) 중(中)에 헤여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 문학·시 2014.06.25
고요해지면 환히 드러난다 고요해지면 환히 드러난다 우리 마음은 한 시도 고요하고 잔잔하지 못하고, 번뇌 망상으로 물들어 있다. 늘 파도치는 물결처럼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린다. 물결이 출렁일 때는 모든 것이 일렁이고 왜곡되어 보이듯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할 때 우리는 세상을 왜곡하여 보게 된다. 고요.. 문학·시 2014.06.24
인생은 혼자라는 말밖에 / 조병화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외롭다는 편지를 보내는 것은 사치스러운 심사라고 생각하시겠지요 나보더 더 쓸쓸한 사람에게 쓸쓸하다는 시를 보내는 것은 가당치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그리고 나보다 더 그리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그립다는 사연을 엮어서 보낸다는 것은 인.. 문학·시 2014.06.23
숫타니파타 --. 애욕을 끊어라 모든 근심과 걱정을 애욕에서 비롯되나니 애욕에 불덩이를 안고 나아가는 사람은 마침내 제 몸을 태우고야 만다 근심을 여의고 번뇌의 뿌리를 뽑고저 한다면 애욕을 버려라 애착의 불씨가 비록 작다고 해도 끝내는 모든 것을 태워 없애는 큰 불이 된다 번뇌의 옷을 벗고 .. 문학·시 2014.06.23
하늘에 쓰네 / 고정희 하늘에 쓰네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하늘에 쓰네 내 먼저 그대를 사랑함은 더 나중의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내 나중까지 그대를 사랑함은 그대보다 더 먼저 즐거움의 싹을 땄기 때문이리니 가슴속 천봉에 눈물 젖.. 문학·시 2014.06.23
행복해 진다는 것 / 헤르만 헷세 행복해 진다는 것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위해 세상에 왔지 그런데도 그 온갖 도덕 온갖 계명을 갖고서도 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 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 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 문학·시 2014.06.18
세계를 향한 태극물결 - Sailing Together 外 - 대한의 아들들이여 수고하셨습니다 세계를 향한 태극물결 우련祐練신경희 허물어진다 지금 이시간 개인주의를 어디에서 찾을수 있는가 정녕 스포츠는 혼연일체 하나로 만들어가는 기적이란 말인가 무감각해진 화합과 조화가 어디에 숨어있다가 폭발을 하는가 본성, 합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대한의 아들들이여 선명.. 문학·시 2014.06.18
우리가 못다한 말들이 비가 되어 내린다 / 이외수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흐린 세월 속으로 시간이 매몰된다. 매몰되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나지막히 울고 있다 잠결에도 들린다 비가 내리면 불면증이 재발한다.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던 이름일수록 종국에는 더욱 선명한 상처로 남게 된다 비는 서랍 속의 해묵은 일기장을 적.. 문학·시 201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