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이층 내 전용 공간에서 음악을 듣다가 티비를 켰다.
(탄핵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지 않는 것에 대한 뉴스가 있을까 해서...)
그런데
티비 화면에 갑자기 보여지는 대형 검은 승용차들과 붉고 푸른 경광등의 경찰 오토바이들의 질주...
마치
스릴 액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모습...
청와대에서 삼성동 사저로 떠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행렬이었다.
휴일 저녁이어서 인지...미리 교통을 차단해 놓았는지 몰라도
엄청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검은 대형 승용차들(에쿠스 리무진)과 약 20대의 경찰 오토바이들...
(어릴 적부터 살았던 청와대...부친이 총을 맞고 죽임을 당하여 그곳에서 나와
오랜 세월 끝에 다시 수많은 사람들의 축하와 화려하고 엄숙했던 입성할 때의 모습과 반대로
4년 여 동안 머물던 곳을 뒤로 하고, 다시는 오지 못할 곳을 아픈 그곳의 미련을 떨쳐버리려는 듯...)
헌재의 파면(탄핵) 선고를 받고도 청와대에 눌러 앉아 다른 음모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메스컴들의 얘기가 들려 오고 있는 어제 오후까지의 추측이 무색하게...
임기 약 1년을 남겨 둔 대한민국 대통령이 중도에 쫒겨나, 자신이 살던 옛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형기를 다 마친 수형자는 아침에 출소를 하지만, 형기 중간에 출소하는 사람은 저녁에 출소하는 것처럼)
4년 동안 대통령을 경호했던 사람들(경호원)들의 마지막 직무이며
불행한 운명을 맞이한 윗전(최고 통치자 대통령)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 동안의 정과 연민을
떠나는 분에게 마지막으로 바치려는 것처럼 그들은 영화 대부의 한 장면처럼 보스를 태우고
넓은 시가지 도로를 질주했다.
(모든 방송 매스컴 차량들도 비상등을 켜고 뒤를 따라 가며 그 장면을 전국으로 보내고 있었다)
나는 생전 처음 보는 그 장면을 멍한 머리와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 보았다.
이게 도대체 뭔가...
한 나라의 최고 통치자가 임기도 마치지 못하고...
어느 휴일 날 저녁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버리고(잃고) 자연인이 되어 옛 집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참으로 보기 힘든 묘한 역사적인 한 순간이 아닌가...
거대한 집(청와대)과 수많은 수행 비서들과 경호원들과 고위직 공무원들을 거닐었던 사람이
보통 사람(자연인)이 되어 자신의 옛 집으로 쫒겨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권력을 잃은 자연인이 되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예우는 평소의 대통령 행렬과 똑 같은게 마음이 더 아팠다.
불행한 대통령의 마지막 슬픈 행렬...
많은 멋진 검은 대형 리무진 승용차와 경광 불빛 번쩍이며
주위를 애워 싸며 달리는 경찰 오토바이들과 많은 취재 방송 차량들...
리무진 승용차 중 어느 승용차 뒷 좌석에 앉아 있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른 승용차에 타고 있는 모든 경호원들의 마음은 슬프고 아팠을 것이다.
다시는 함께 하지 못할 마지막 행렬...
도시의 불빛과 거리의 사람들을 하나 둘 씩 스치며 약 20킬로 미터의 삼성동 사저까지 쉬임 없이 달렸다.
정치 그리고 권력의 무상함...
그리고
인생의 허무...
70세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그녀(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권력이란 무엇이었을까...
7천만 국민의 최고 통치자가 가지는 기쁨과 만족은 무엇일까...
무리의 최고 서열은 인간에게 운명적 도전과 성취의 만족일까...
수 억의 동료 정자와 목숨건 경쟁으로 1위로 골인하여 태어난 인간의 운명...
왜 신과 자연은 삶의 첫 시작부터 그런 혹독한 경쟁을 요구할까...
우수하고 강한 존재가 가진 능력을 이용하여 어떤 목표를 이루려고 그럴까...
학교 반장, 마을 이장, 아파트 주민 대표, 모임 회장, 인터넷 카페지기, 회사 대표, 과장 부장 국장,
군수, 시장, 도지사, 장관, 국회의원, 검찰총장, 대법관, 국회의장 그리고 대통령...
무리와 모임의 최고 서열 자리...
수억의 정자 무리 중에 최고로 강하고 우수하여 태어난 사람들...
수억 분의 1의 존재로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이렇게 대단하게 태어난 사람들의 제 2 라운드인 생존터 에서의 경쟁...
권력과 돈과 지식과 예술과 힘과 때론 성(sex)을 향한 경쟁...
자신의 DNA를 가장 많이 퍼뜨릴 수 있고
먹이도 가장 많이 먹을 수 있고
가장 편함의 자격을 얻는 무리 동물들의 서열 1위 처럼
인간도 서로의 우열을 통해 정해진 우수한 존재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숨겨진 정체성과 그리운 탄생전 고향 찾기를 위해
성과 먹이와 편함을 향한 끝없는 서열 경쟁를 벌여 나간다.
그리고
신과 자연은 자신들이 만든 생명체의 발전을 바탕으로 인간이 모르는 큰 기획을 만들어 가고...
결국
현실적인 서열 경쟁은 자신의 DNA를 가장 많이 남겨 둘 수 있는 성과 먹이와 명예를 위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외모에 대한 관심과 남자들과의 비밀스런 관계에 대한 소문은 이해할 수 있다)
지구의 지존인 인간...
옷 한벌 없이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에 비하여 엄청난 삶의 시스템들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결국은 다른 동물들과 똑 같은 탄생과 늙음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이다.
절대 권력도 영원하지 않으며, 삶도 영원하지 않다.
왕과 대통령들이 행복할까...
행복하지 않다.
성과 먹이와 명예는 행복의 충분 조건이 아니며 오히려 불행과 친하다.
3월 어느 휴일 날 저녁에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의 중심 도로를,
함께했던 사람들의 경호를 받으며 옛 집으로 떠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화려한 도시의 거리와 어둠을 가르는 마지막 의전 행렬 질주...
(영화와 음악이 끝나는 것 처럼...자신의 모든 삶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그리고 도착한 옛집이 있는 동네...
차에서 내린 그녀는...
미리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에게 흐트러짐 없는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 갔다.
가족도 없는 크지도 않은 그녀의 이층집...
그녀의 거처 공간인 이층 거실과 방 창문에 비치는 불빛...
넓고 화려한 청와대에서 갑자기 작은 집, 작은 방 의자에 앉은
그녀의 눈가에는 분명 회한의 눈물이 흘렀을 것이다.
'정치,외교,안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대 대통령 문재인 당선증 (0) | 2017.05.10 |
---|---|
대선 후보 5명 '방명록' 글씨 비교해보니..'초딩체'에서 '한자'까지 (0) | 2017.04.05 |
‘자연인’ 박근혜, 소득 없이 최소 33년은 거뜬 (0) | 2017.03.14 |
눈화장 번질 정도로 운 朴 前대통령, 지지자들엔 미소로 화답 (0) | 2017.03.13 |
박근혜대통령 탄핵 재판관8인전원파면 찬성 (0) | 2017.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