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기다림 - 모윤숙

백삼/이한백 2015. 1. 23. 10:23





    기다림 - 모윤숙

    천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년이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어 지지 않으오리다
    오시는 길엔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오리다

    먼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십니까?
    우러러 그리움이 꽃피듯 피오면
    그대는 저 오월강 위로 노를 저어 오시렵니까?

    감초인 사랑이 석류알처럼 터지면
    그대는 가만히 이 사랑을 안으시려나이까?
    내 곁에 있는 당신이온데
    어이 이리 멀고 먼 생각의 가지에서만
    사랑은 방황하다 돌아서 버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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