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추억, 오래도록 아픔 / 이정하

백삼/이한백 2015. 1. 7. 12:06

조금씩만 / 이정하

조금씩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한꺼번에 사랑하고 한꺼번에 그리워하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서.
아껴 가며 먹는 사탕처럼, 아껴 가며 듣는 음악처럼
조금씩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한꺼번에 사랑하다 그 사랑이 다해 버리면 너무 허무할까봐
한꺼번에 그리워하다 그 그리움마저 다 떨어져 버리면
남는 것은 한숨밖에 없기에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는 우리의 사랑
조금씩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추억, 오래도록 아픔 / 이정하

사랑이라는 이름보다도
늘 아픔이란 이름으로 다가오던 그대.
살다 보면 가끔 잊을 날이 있겠지요
그렇게 아픔에 익숙해지다 보면
아픔도 아픔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겠지요
사랑도 사랑 아닌 것처럼 담담히 맞을 때도 있겠지요
사랑이란 이름보다는 아픔이란 이름으로 그대를 추억하다가
무덤덤하게 그대 이름을 불러 볼 수 있는 날이 언제인지
그런 날이 과연 오기는 올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언제쯤 그대 이름을 젖지 않은 목소리로 불러 볼 수 있을지
사랑은 왜 그토록 순식간이며
추억은 또 왜 이토록 오래도록 아픔인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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