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한' 목전에서 '軍행보'로 내년 '강경 군사 행보' 시사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돌아보며 '백두 혈통' 과시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9일 만에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동행한 (군) 지휘성원들과 함께 군마를 타시고 백두대지를 힘차게 달리시며 백두광야에 뜨거운 선혈을 뿌려 조선혁명사의 첫 페이지를 장엄히 아로새겨온 빨치산의 피어린 역사를 뜨겁게 안아보시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백두산 군마 등정에는 이례적으로 박정천 육군 총참모장과 군종 사령관, 군단장 등 군 인사들이 대거 수행한 것이 눈에 띈다.
사실상 '연말 시한'에 다다른 상태에서 미국이 신속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강경 군사 행보라는 '새로운 길'을 밟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16일에는 백마를 타고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현송월 당 부부장 등과 함께 백두산을 등정했다.
이번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은 빠진 채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말을 타고 김 위원장의 뒤를 따랐고, 리 여사 다음에 현 부부장이 자리한 모습이 중앙통신에 공개됐다.
김 위원장과 리 여사가 개울을 건너는 사진과 함께 김 위원장이 리 여사와 현 부부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박정천 총참모장 등 고위간부들과 함께 모닥불을 피우며 손을 쬐는 사진도 공개됐다.
북한이 일본강점기 때 김일성 주석이 부인 김정숙 등 항일빨치산들과 모닥불을 피우면서 조국을 그리워하고 항일의지를 불태웠다고 선전해온 만큼 이를 모방하며 대미항전의지를 표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이날 백두산 군마 등정 전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인 청봉숙영지, 건창숙영지, 리명수구, 백두산밀영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을 비롯한 삼지연군 안의 혁명전적지, 사적지들과 답사숙영소들, 무포숙영지와 대홍단혁명전적지도 시찰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이번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시찰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동행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시찰 목적에 대해 "제국주의자들의 전대미문의 봉쇄 압박 책동 속에서 우리 당이 제시한 자력 부강, 자력번영의 노선을 생명으로 틀어쥐고 자력갱생의 불굴의 정신력으로 사회주의 부강조국 건설에 총매진해 나가고 있는 우리 혁명의 현 정세와 환경, 혁명의 간고성과 장기성에 따르는 필수적인 요구에 맞게 당원들과 근로자들, 군인들과 청소년 학생들 속에 백두의 굴함없는 혁명 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혁명전통 교양을 더욱 강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세우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월이 흘러 강산도 변하고 세대가 바뀌고 있지만, 백두산의 그 웅자는 변함이 없다"며 "언제 와보아도 걸으면 걸을수록 몸과 마음에 새로운 혁명열, 투쟁열이 흘러들고 새로운 의지를 다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날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조업식에도 참석했다고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18일에도 완공 단계에 있던 이곳을 다녀갔다.
조업식에는 최룡해 제1부위원장, 박태덕 당 부위원장, 박정천 총참모장과 군 간부들, 리히용 함경북도 당위원장, 신철웅 합경북도 농촌경리위원장 등이 참가했으며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조업사를 맡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백두산을 행정구역으로 한 삼지연군 읍지구 재개발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는 등 며칠째 백두산 일대에 머무르는 중이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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