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당국 관계자는 15일 CBS노컷뉴스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9월 추석연휴 기간에 신격호 총괄회장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8월 20일 한나라당 17대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경쟁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꺾고 후보로 선출됐다.
이 전 대통령은 한달 쯤 뒤인 9월 24일 추석 전날 롯데호텔 32층 스위트룸에 투숙했고 미리 와있던 신격호 당시 롯데그룹 회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 집무실은 당시에도 롯데호텔 34층이었다.
이날 독대 자리를 주선한 것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었다고 사정 관계자는 전했다.
천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인 절친이다. 또 장경작 당시 롯데호텔 사장도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로 각별한 사이였다.
따라서 이날 이 전 대통령과 신 총괄회장 간 회동 결과는 제2롯데월드에 쏠리고 있는 의혹을 풀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로 불린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필생의 사업이다. 롯데는 1987년 사업부지 매입과 1990년 사업계획서 제출로 추진했지만 서울시와 국방부 등의 반대 등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됐다.
하지만 2008년 이 대통령 취임이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비행 안전 등 안보문제로 반대했던 김은기 공군참모총장 당시 공군참모총장은 경질됐고 성남 서울공항 동편활주로 각도는 3도 변경됐다.
건축제한 등 시민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성남 시민들과 야당의 반발은 묵살됐다. '재벌 특혜', '정치권 금품 로비' 등 온갖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는 결국 2009년 3월 롯데가 비행안전 조치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제2롯데월드 건축을 허용해줬다.
이 전 대통령은 2006년 참여정부에서 서울시장을 하던 시절 제2롯데월드 사업을 허가하는 등 줄곧 찬성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런 이 전 대통령이 당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한나라당 후보가 된 것은 롯데에게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이미 롯데호텔 회원이었던 이 전 대통령은 신 총괄회장과의 만남 이후 롯데호텔을 더욱 애용했다. 당선된 뒤에는 31층 로얄스위트룸을 임시 집무실로 사용했다. 부처 조각과 청와대 비서진 등 인선과 국정 구상을 해 롯데호텔은 '소(小)청와대'로 불리기도 했다.
롯데는 이 전 대통령의 취임일인 2008년 2월 25~26일 이례적으로 모든 중앙일간지에 취임 축하 광고를 냈다.
◇ MB·롯데측 "특혜 사실무근, 독대 없어"
하지만 이명박정부 인사들은 제2롯데월드 특혜 의혹에 대해 "아무 근거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제2롯데월드 인허가와 관련해서는 한점 의혹도 없다"면서 "당연히 검찰 수사 여부에 대해서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금융위기 속에 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결정이었다"면서 "만약 수사를 한다면 포스코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이 전 대통령과 신 총괄회장의 만남에 대해 "대선 후보는 물론 당선인 시절에도 재벌총수와 별도로 만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롯데그룹 측 역시 "이 전 대통령이 호텔에 투숙했을 때 두 분이 우연히 마주쳤을지는 모르겠지만 따로 만났을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랜드마크를 만들려는 총괄회장의 의지로 추진됐지만 높은 공사비로 수익성이 높지 않아 그룹 내부에서도 반대했었던 일"이라며 "특히 당시 제2롯데월드 외에 상암동과 용산, 인천 송도 등 5곳의 초고층빌딩 계획이 함께 허가 났는데 왜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정재훈 기자] floy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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