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감상]
春望(춘망) 봄을 맞아
杜甫(두보, 712~770)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
나라가 깨져도 산천은 그대로 봄이 오니
초목은 푸르러 가지만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감시화천루 한별조경심)
시절이 슬퍼서 꽃 만 봐도 눈물이고
이별이 한스러워 새를 봐도 놀라네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봉화연삼월 가서저만금)
봉화불은 석달을 계속 타오르니
집에서 온 편지는 만금이 싸도다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백두소갱단 혼욕불승잠)
흰 머리카락 긁다보니 더욱 짧아져
이제 정말 비녀조차 버겁네
나에게 하늘이 무너질 만큼 큰 일이 닥쳤는데도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흘러갈 때
처음에는 어이가 없거나 화가 났다가도
곧이어 내 존재의 왜소함과 무력(無力)함을 깨닫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나라가 망해도
어김없이 봄은 오고 꽃은 핀다.
그러나 한 사람의 생명이 사라지면
그가 소속된 나라는 물론이고 우주 전체가 사라진다.
그래서 사람이 곧 하늘이다.
두보가 안록산군에게 잡혀
장안에 있을 때 쓴 대표작 중의 하나다.
*濺淚(천루) ; 눈물을 흩뿌리다
*抵(저) ; 거스르다, 거부하다, 밀어내다
*搔(소) ; 긁다 *簪(잠) ; 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