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형님/김복수

백삼/이한백 2016. 1. 28. 13:46

형님


김복수


죽음이 야금야금 갉아 먹는 줄

나는 안다 오늘은 얼마큼 먹었을까

또 내일은 얼마큼 먹을까 그리고 또 모래는 얼마큼


칠십 년을 살았으니 일 년만 더 살아 보자

그래도 서운하면 한 달만 더 살다 가자 아니 하루라도 더 살면 어떠냐


어쩌면 산다는 것은 고행인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살고 싶다


서울 아산병원 6동 101호실

구십 객 형님이 면회를 오셨다

앙상한 내 손을 꼬옥 쥐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신다

슬픔이 겨울비처럼 형제의 가슴에 소리 없이 내린다

나는 입속으로 가만히 불러본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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