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김복수
죽음이 야금야금 갉아 먹는 줄
나는 안다 오늘은 얼마큼 먹었을까
또 내일은 얼마큼 먹을까 그리고 또 모래는 얼마큼
칠십 년을 살았으니 일 년만 더 살아 보자
그래도 서운하면 한 달만 더 살다 가자 아니 하루라도 더 살면 어떠냐
어쩌면 산다는 것은 고행인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살고 싶다
서울 아산병원 6동 101호실
구십 객 형님이 면회를 오셨다
앙상한 내 손을 꼬옥 쥐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신다
슬픔이 겨울비처럼 형제의 가슴에 소리 없이 내린다
나는 입속으로 가만히 불러본다
형~님
'문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목스님 (0) | 2016.02.19 |
---|---|
흔들리며피는꽃/도종환 (0) | 2016.02.19 |
산골 오두막/김복수 (0) | 2016.01.28 |
서두르지 마라- 도꾸가와 이에야스(덕천가강) (0) | 2016.01.11 |
비오는 날의 일기 / 이해인 (0) | 2015.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