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오두막
김복수
사람이라고는 영감 할멈뿐인 산골 오두막
겨울은 소식 없이 북에서 걸어서 왔다
눈은 내려 쌓이고 쌓인 눈은
오도 가도 못해 발 길 멈춘 지 오래
눈보라는 좋아라
산허리를 춤추며 간다
나무들은 추워서 윙윙 휘파람 불고
산새들은 처마 속에 웅크리며 선잠을 설친다
기나긴 겨울 밤 영감 할멈
도란도란 할 얘기 입속에 넣고
불씨를 담아놓은 화롯불처럼 등만 보아도 따뜻하다
땅속에 묻어둔 배부른 김치 독처럼
언제부터인가 뒷산에 누워 잠든
배부른 왕 할배 왕 할매
오두막 새끼들 겨울잠 자고 오면
봄은 오는 거라고 깊은 잠에 빠졌다
참! 겨울은 아무리 쉬었다 가도 마음이 푸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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