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산골 오두막/김복수

백삼/이한백 2016. 1. 28. 13:43

산골 오두막


김복수


사람이라고는 영감 할멈뿐인 산골 오두막

겨울은 소식 없이 북에서 걸어서 왔다

눈은 내려 쌓이고 쌓인 눈은

오도 가도 못해 발 길 멈춘 지 오래

눈보라는 좋아라

산허리를 춤추며 간다

나무들은 추워서 윙윙 휘파람 불고

산새들은 처마 속에 웅크리며 선잠을 설친다

기나긴 겨울 밤 영감 할멈

도란도란 할 얘기 입속에 넣고

불씨를 담아놓은 화롯불처럼 등만 보아도 따뜻하다


땅속에 묻어둔 배부른 김치 독처럼

언제부터인가 뒷산에 누워 잠든

배부른 왕 할배 왕 할매

오두막 새끼들 겨울잠 자고 오면

봄은 오는 거라고 깊은 잠에 빠졌다


참! 겨울은 아무리 쉬었다 가도 마음이 푸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