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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

백삼/이한백 2015. 12. 24. 09:36

요약 교수사회를 대변하기 위해 교수단체들이 1992년 창간한 주간신문. 2001년부터 한 해 동안 한국에서 있었던 일을 상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다.

3개의 교수단체(전국사립대학교 교수협의회 연합회, 국·공립대학교교수협의회,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가 1992년 4월 15일에 창간한 주간신문이다. 세 단체는 1991년부터 논의를 통해 교수사회를 대변하는 정론지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발간 계획을 세웠다. 창간 당시 발행인은 이영수 교수다.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민주화, 학술정보 제공과 대학문화 창달, 교권옹호와 전문적 권위의 향상을 사시(社是)로 하여 창간 이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술 심포지엄과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하고 단행본들을 발간하였으며, 2005년부터는 주 3회만 대판으로 발간하고 매월 말에는 〈비평〉지를 타블로이드판(32면)으로 발간하고 있다. 대판은 일반적인 신문지 판형을 말하며, 타블로이드판은 대판의 절반 크기 정도이다.

2001년부터는 한 해 동안 한국에서 있었던 일을 상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로,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혼용무도는 이승환 고려대 철학교수가 추천한 것으로, 886명의 교수들 중 59.2%의 선택을 받아 선정되었다. 뒤를 이어 겉은 옳은 것 같지만 속은 다르다는 뜻의 사시이비(似是而非),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의 갈택이어(竭澤而漁)가 각각 2, 3위에 머물렀다. 갈택이어란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속뜻을 가진다.

연도별 올해의 사자성어

2001년 : 오리무중(五里霧中)

짙은 안개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는 것처럼 무슨 일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알 길이 없음을 의미한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교육정책과 부정부패, 계약제와 연봉제로 인해 불안해진 교원의 신분 등이 선정 이유다.

2002년 : 이합집산(離合集散)

모였다가 흩어지는 일을 의미한다. 제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을 옮겨다니거나 권력을 얻기 위해 유리한 쪽으로 흩어졌다 모이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두드러져 선정되었다.

2003년 : 우왕좌왕(右往左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으나 갈피를 못잡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졌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04년 : 당동벌이(黨同伐異)

하는 일의 옮고 그름은 따지지 않고 뜻이 같은 사람끼리는 한패가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배척함을 의미한다. 대통령 탄핵, 수도 이전,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에 대한 여야의 대립에서 당리당략만 보이고, 합리적인 대화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05년 : 상화하택(上火下澤)

위에는 불 아래는 연못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비유하는 말이다. 정치권에서 사립학교법, 행정도시법 등에 대해 대립각을 세운 것 등 사회의 각 분야에서 대립과 분열이 일어난 것이 선정 이유다.

2006년 : 밀운불우(密雲不雨)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라는 뜻으로 여건은 조성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을 의미한다.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 한국의 정치, 경제, 동북아 정세와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되어 갈등을 불러온 한미 FTA가 국민들을 답답하게 했다는 것이 교수들의 지적이다.

2007년 : 자기기인(自欺欺人)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뜻으로 자신도 믿지 않는 말로 남을 속이는 사람을 풍자하는 말이다. 네거티브 선거 전략과 유명인사들의 학력 위조, 교수들의 논문 표절 사건 등이 선정 배경이다.

2008년 : 호질기의(護疾忌醫)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문제가 있으면서도 타인의 충고를 듣지 않음을 의미한다. 미국산 쇠고기 파문, 4대강 사업 등에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의 태도가 드러나 있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09년 : 방기곡경(旁岐曲逕)

일을 순리대로 하지 않고 부당한 방법으로 억지로 함을 의미한다. 여러 가지 정치적 문제들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처리했다는 의미에서 선정되었다.

2010년 : 장두노미(藏頭露尾)

머리는 겨우 숨겼으나 꼬리가 드러나 보인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기려 했으나 거짓의 실마리가 드러나 보임을 의미한다. 민간인 불법사찰, 한미 FTA 등에서 제기된 의혹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소해 주지 못했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11년 : 엄이도종(掩耳盜鐘)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으로 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 하는 어리석음을 의미한다. FTA,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격 등의 의혹에 대해 정부가 소통할 의지 없이 일방적인 발표에 그쳤다는 것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교수의 설명이다.

2012년 : 거세개탁(擧世皆濁)

온 세상이 모두 혼탁함을 의미한다. 진영논리, 집단 이기주의, 세대 갈등이 심화된 한 해였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2013년 : 도행역시(倒行逆施)

도리에 따르지 않고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의미다. 정부의 퇴행적 정책 인사가 고집되고 있다는 것이 추천 사유이며, 경제 민주주의와 복지사회 구현 등의 공약이 파기되고 민주주의가 후퇴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 등이 선정 이유다.

2014년 : 지록위마(指鹿爲馬)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사자성어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이다.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휘두르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끝까지 우김을 의미한다. 거짓이 진실인 것처럼 사회를 강타했다는 의미에서 선정되었다.

2015년 : 혼용무도(昏庸無道)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으로, ‘혼용(昏庸)’과 ‘무도(無道)’의 합성어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일컫는 말이며, 무도는 논어(論語)의 ‘천하무도(天下無道,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행해지지 않음)’에서 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