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나무 / 허윤정

백삼/이한백 2015. 5. 4. 10:23

나무

푸른 하늘
작은 집

우린 다시
태어나고 싶다.

우린 만나서
영원(永遠)이고 싶다.

당신은
밀집 모자
지게를 지고

호미날 세워
돌밭 매는
그런 이브의 동산

저녁 연기
박곷은
자즈러진다.

불꺼진 창
밤길 헛디딘 축담

철없는
희열(喜悅)의 부풀음도

그대
늘 푸른 웃음
나의 나무에

뿌리를 같이 한
한 그루 나무

나는
늘 기도(祈禱) 드리는
당신의
그늘이고 싶다.

방장산(方丈山) 계곡물
돌아 흐르는

억겁(億劫)의 세월 속
그늘 드리우는

우리는
한 그루
나무이고 싶다.


- 글 / 허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