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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1기, 태극전사 新 인맥도는?

백삼/이한백 2014. 10. 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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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윤태석]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오후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오픈 트레이닝 데이' 훈련에 앞서 선수들이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취재=김민규 기자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은 '태극마크'라는 공통분모로 똘똘 뭉쳐 있다. 특히 축구는 단체스포츠라 탄탄한 융화력이 생명이다. 그러나 대표팀도 사람 사는 곳이다. 조금 더 친한 선수, 조금 덜 친한 선수가 있기 마련. 자연스럽게 절친 그룹도 형성된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끈끈하게 뭉치지만 밖에서는 때로 지지고 볶고 다투기도 한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대표팀을 소집했다. 늘 부름을 받았던 선수도 있지만 새로운 얼굴도 있다. 슈틸리케 1기 팀의 인맥도는 어떻게 형성돼 있을까.

차두리(34·서울)은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사진은 차두리가 10일 열린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승리한 후, 이동국의 후반 종료직전 공격 모션을 흉내내자 이동국이 웃는 모습.

사진취재=김진경 기자

◇ 해피 바이러스 전도사 차두리

태극전사 인맥도의 중심에는 차두리(34·서울)가 있다.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까마득한 후배들과도 격의 없이 지내며 그라운드에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나머지 22명과 모두 절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두리는 띠동갑인 손흥민(22·레버쿠젠)과 '삼촌과 조카'로 통한다. 훈련장에서도 손흥민이 차두리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 카메라에 종종 포착된다. 기성용(25·셀틱)도 차두리와 막역하다. 둘은 과거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가까워졌다. 당시 차두리는 주전 수비수였고 기성용은 벤치멤버였다. 차두리는 늘 살뜰하게 기성용을 다독였다. 이 덕분에 기성용은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인정받는 최고 미드필더로 우뚝 섰다. 차두리와 최고참 이동국(35·전북)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고교시절 이동국은 포항공고, 차두리는 배재고를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당시는 차두리가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꾸기 전. 당시 고교 무대를 평정한 이동국은 차두리에게 영웅이었다. 차두리는 작년에 서울에 입단하며 "동국이 형과 같은 리그에서 뛸 수 있어서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차두리가 얼마나 후배들을 잘 챙기는 지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한교원(24·전북)은 지난 달 베네수엘라-우루과이 평가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모든 것이 생소하고 낯선 한교원에게 가장 먼저 다가간 선수가 차두리다. 차두리는 훈련 때도 한교원과 일부러 파트너를 자청하는 등 후배가 대표팀에 빨리 적응하도록 도왔다.

한국 축구의 트렌드인 중동 진출 러시가 대표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진은 중동파 선수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남태희(23·레퀴야). 남태희는 지난 10일 파라과이전에서 골을 터트리며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진취재=김진경 기자

◇ 엘도라도 중동파

과거와 비교해 슈틸리케 1기 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중동파의 강세다. 곽태휘(33·알 힐랄)를 비롯해 남태희(23·레퀴야)·이명주(24·알 아인)·조영철(25)·한국영(24·이상 카타르SC) 등 5명이 중동 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만큼 국가대표 선수들이 활발하게 중동으로 진출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카타르 리그는 '엘도라도'로 각광받고 있다. 엄청안 오일머니를 앞세워 두둑한 연봉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슈틸리케 팀에 뽑힌 선수들 외에도 이근호(29·엘 자이시)와 조용형(31·알 샤말) 등 전·현직 국가대표 상당수가 카타르 리그를 누비고 있다. 얼마 전 카타르에서 뛰는 선수들이 한데 모여 식사를 했는데 10명이 넘었다는 후문. 남태희가 지난 10일 파라과이전에서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중동파의 자존심을 살렸다.

아시안게임의 금메달 주역들도 슈틸리케 1기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최종수비수이자 AG대표팀의 주장으로서 그라운드의 사령관역할을 톡톡히 한 장현수(23·광저우 부리)도 있다. 사진은 장현수가 지난 9월 30일 열린 AG 4강 태국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모습.

사진취재=정시종 기자

◇ AG 금메달 있는 사람 있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들도 슈틸리케 팀에서 반갑게 재회했다. 골키퍼 김승규(24·울산)와 장현수(23·광저우 부리)·박주호(27·마인츠)·김승대(23·포항)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축구에 28년 만에 우승을 안겼다. 김승규는 경기마다 눈부신 선방으로 무실점 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장현수는 주장 완장을 차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실력과 리더십 모두 손색없다는 평을 들었다. 와일드카드 박주호는 든든한 맏형이었고 김승대는 아시안게임 초반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4명 모두 아시안게임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슈틸리케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