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클로제, 대표팀 은퇴..목수가 될 뻔했던 전설

백삼/이한백 2014. 8. 12. 18:09

@CBS노컷뉴스 유연석 기자]

월드컵 통산 최다골 신기록을 세운 독일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36)가 독일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독일축구협회는 11일(현지 시각) 공식 홈페이지를을 통해 "클로제가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클로제는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어릴 적 꿈은 실현됐다"며 "독일 축구의 영광에 일조했다는 데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며 은퇴 소감을 밝혔다.

↑ 독일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독일 대표팀의 요아힘 뢰브 감독은 "클로제의 결정을 존중하며, 그가 없었다면 브라질월드컵 우승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며 찬사를 보냈다.

독일의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클로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4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고 총 16골을 넣어 브라질의 호나우두를 제치고 월드컵 통산 최다 골기록을 수립했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19세까지 독일 7부 리그 무명 구단 블라우바흐에서 뛰는 평범한 선수였다. 당시 축구 선수로서의 성공이 불투명해 부모는 목수 자격증을 따라고 권유했고, 클로제는 목수 일과 아마추어 축구선수 생활을 병행했다.

점프와 순발력 외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클로제에게 사실 가장 큰 재능은 노력과 끈기였다. 클로제는 5부 리그, 3부 리그를 거치며 착실하게 위로 올라갔고, 독일 분데스리가 카이저슬라우테른에 입단하면서 프로 선수의 꿈을 이뤘다.

분데스리가의 활약을 앞세워 독일 대표팀에 발탁된 클로제는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머리로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단숨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그는 그 대회에서 총 5골을 머리로만 넣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후 2006 독일월드컵에서 5골,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4골을 넣으며 총 14골을 기록한 클로제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 대표로 발탁되면서 브라질의 '축구 황제' 호나우두가 세운 월드컵 최다골 기록(15골)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주전이라기기보다 교체용 카드에 가까웠지만 클로제는 브라질월드컵에서마저 두 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통산 16골로 호나우두를 넘어서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또한 13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A매치 70골을 터뜨려 게르트 뮐러(68골)를 넘어 독일 대표팀 역대 최다골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간 클로제에게 독일축구협회는 "클로제가 독일 대표팀 위해 보여준 13년간의 헌신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