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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네이마르를.. 살해위협 시달리는 수니가

백삼/이한백 2014. 7. 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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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마녀사냥'의 첫 번째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콜롬비아의 수비수 후안 카밀로 수니가(29)가 개최국 브라질의 표적으로 지목된 겁니다.

6일 SNS에는 하루 전 브라질 포르탈레자 에스타디오 카스텔라오에서 열린 8강전에서 브라질 공격수 네이마르(22)의 허리를 무릎으로 가격해 척추골절상을 입힌 수니가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대부분 브라질 축구팬의 비난입니다. 경기에서는 이겼지만 '슈퍼스타' 네이마르를 잃은 브라질 축구팬의 상실감이 수니가를 향한 비난으로 이어졌습니다.

↑ 척추골절상을 입고 입원한 병원에서 브라질축구협회(CBF) TV를 통해 안부를 전하는 네이마르. CBF TV 영상 캡처

앞서 마크맨의 어깨를 물어 중징계를 받은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27)나 그라운드에 쓰러진 선수를 머리로 들이받은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31)도 비난 여론에 휩싸였지만 수니가가 놓인 상황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수니가는 지금 신변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가능한 빠르게 도망가라" "살아서 떠날 생각은 말아라" "브라질에서 떠나는 순간까지 조심하라"는 경고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니가의 페이스북에는 어린 딸에 대한 인신공격성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나폴리 자택의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공개됐죠. 수니가를 향한 위협이 네티즌의 장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서는 1994 미국월드컵에서 자책골을 넣고 폭력조직의 총탄에 맞아 숨진 콜롬비아 수비수 안드레아스 에스코바르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네이마르는 40여일 동안 치료를 받으면 완쾌할 수 있다는 초진 결과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선수 생명이 끝날 뻔했다"는 소견도 나왔습니다. 네이마르만큼이나 수니가도 가슴을 쓸어내렸을 겁니다. 수니가에 대한 위협은 세계 축구계가 공동으로 대응해야겠지만 비난은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수니가는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계속될 비난을 견뎌야 할 겁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과격하게 충돌하거나 반칙을 범할 수 있지만 스포츠맨십을 망각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