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미국 전역에 복권 열풍을 몰고 온 로또복권 ‘파워볼’ 당첨자가 드디어 나왔다.
NBC 뉴스 등은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 테네시 주에서 각각 파워볼 1등 당첨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당첨 번호는 흰색 공 ‘4, 8, 19, 27, 34’이며 붉은색 파워볼은 ‘10’이다. 1등 당첨금은 15억 8600만 달러(약 1조 9200억원·세전)다.
캘리포니아주 복권당국은 “1등 당첨 복권이 캘리포니아 주 치노힐스 시의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팔렸다”고 밝혔다. 치노힐스는 지난달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던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 카운티에 있는 소도시다.
파워볼 1등 당첨 확률은 2억 9222만분의1로, 번개에 맞을 확률 119만분의1과 비교하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2만 3376분의 1이다.
해당 편의점에는 지역 주민들이 대거 몰려가 “치노힐스”를 외치며 즐거워했다. 1등 당첨자를 낸 복권 판매소도 축하금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받는다. 초대박 주인공의 정확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치노힐스 주민이 자신의 트위터에 얼굴과 당첨 복권을 찍은 ‘인증샷’을 올려놓아 화제가 됐다. 다른 주에서는 아직 잭팟을 터뜨린 당첨자 관련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에 1등 당첨자들이 신분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이번 1등 당첨금 규모는 미국 로또 복권 사상 최고액이다. 지금까지 미국 내 로또 당첨금 최고액은 2012년 3월 ‘메가 밀리언스’에서 나온 6억 5600만 달러(약 7950억원)였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두 번 추첨하는 파워볼은 지난해 11월 4일부터 지난주 토요일까지 1등 당첨자를 내지 못했다. 4000만 달러(약 485억원)에서 시작한 당첨금이 회차가 늘어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미국과 국경을 맞댄 캐나다 주민들까지 ‘로또 대박’을 노리고 건너오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파워볼 1등 당첨자는 당첨금을 29년(총 30회)간 연금으로 나눠 받거나 할인율(약 35~40%)을 적용받아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여기에 미 국세청(IRS)이 수령액의 25%를 사전 공제하고 연방정부도 추가로 14.6%를 징수해 총 39.6%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주별 세금(0~9.9%)까지 더해지면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 실수령액은 당첨금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다.
블룸버그는 1등 당첨금을 15억 달러(약 1조 8180억원)로 가정할 경우 이를 일시금으로 받으면 실제 받는 돈은 5억 6170만 달러(약 6807억원)이며, 9.9%의 주 세금을 걷는 오리건 주에서는 4억 6970만 달러(약 5693억원)밖에 받지 못한다고 계산했다. 1등 당첨자가 더 나오지 않는다고 할 때 당첨자 1명당 약 1억 8700만 달러(약 2270억 원·주별 세금 부과 전)씩 나눠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워볼 당첨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았다. ESPN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1등 당첨금으로 인수할 수 없는 구단은 뉴욕 양키스(32억 달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24억 달러), 보스턴 레드삭스(21억 달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20억 달러), 시카고 컵스(18억 달러)뿐이라고 보도했다. 축구 구단의 경우 레알 마드리드(32억 6000만 달러), 바르셀로나(31억 6000만 달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31억 달러)를 뺀 나머지 구단을 살 수 있다고도 했다.
파워볼 열풍은 미국 여야 대선 주자와 정치권에도 미쳤다.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3일 밤늦게 복권을 직접 구입했고, 공화당 경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지난주 한 지지자로부터 복권을 기증받은 뒤 보통 시민들처럼 잿팍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1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파워볼 얘기가 회자됐다. 한 기자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복권을 구입했느냐고 묻자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샀는지 안 샀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고, 이에 다른 기자는 “아마도 (샀는데) 안 된 것 같다”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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