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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올랑드 대통령이 건넨 선물에 해인사 위성사진이 있는 까닭은

백삼/이한백 2015. 11. 6. 09:15

한·불(韓·佛) 정상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선물을 교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차(茶) 애호가란 점에 착안해 다기(茶器) 세트를 선물했고, 올랑드 대통령은 19세기 말 한국인들의 일상을 찍은 사진 21장과 듀퐁 만년필 등을 건넸다.

이와 함께 올랑드 대통령이 선물한 해인사 위성사진이 외교가의 관심을 끌었다. 가로·세로 87㎝ 고(高)해상도 위성사진으로, 프랑스의 지구 관측 위성 플레이아데스가 촬영한 것이었다. 청와대 측은 "우주과학이 양국 간 선도적 협력 분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는 의미"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명승지 중에 하필 해인사가 선택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외교 소식통은 5일 "해인사는 로제 샹바르 초대 주한 프랑스 대사가 한국에서 가장 사랑했던 곳"이라고 했다.

샹바르 대사는 양국 공사관이 대사관으로 승격(1958년)된 뒤 첫 프랑스 대사로 부임(1959년)했다. 고고학자였던 그는 10년간 한국에 근무하며 전국 각지를 여행했다. 특히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에 감동받아 "내가 죽으면 화장해 제2의 고향인 한국 해인사에 유골을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의 유해는 실제로 사망(1982년) 후 해인사 자락에 뿌려졌다.

이 사연이 널리 알려지면서 프랑스에선 해인사가 한·불 우호의 상징이 됐다고 한다. 올랑드 대통령이 가져온 해인사 위성사진을 두고 외교가에선 "해인사에 잠든 샹바르 대사가 한·불 우주 협력의 상징으로 부활했다"는 말도 나왔다. 그를 존경해 직업 외교관이 됐다는 손자 올리비에 샹바르는 2013년 주한 프랑스 대사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는 런던 총영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