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골동품

증도가자

백삼/이한백 2015. 11. 4. 10:07

증도가자

요약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어낼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금속활자. 증도가자로 추정되는 109점의 활자가 있으나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증도가자

2015년 10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증도가자에 위조의 흔적이 있다고 밝혔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찍어낼 때 사용한 금속활자를 말한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의 금속활자본은 현존하지 않으며 1239년(고종 26년)에 제작된 목판본을 삼성출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 목판본에 ‘금속활자본이 있었으나 전하지 않아 목판으로 복각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목판본은 1984년 5월 30일 보물 제758호로 지정되었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당나라 영가대사 현각(永嘉大師 玄覺, 665~713)이 혜능(慧能)을 배견각주[1] (拜見)하고 깨우친 바를 표현한 증도가(證道歌)에 송나라 남명 법천선사(南明 法泉禪師)가 증도의 뜻을 구체적으로 덧붙인 책이다.

증도가자는 2010년에 남권희 경북대학교 교수가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김종춘 다보성고미술 대표가 소장하고 있는 금속활자였다. 2011년 다보성고미술은 소자하고 있는 증도가자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다. 이후 문화재청 산하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연구 용역을 통해 증도가자와 함께 고려의 유물로 추정해왔던 금속활자 109점(고인쇄박물관 7점, 다보성고미술 101점, 국립중앙박물관 1점)에 대한 검증을 시작했다. 용역 연구팀은 109점의 활자들이 모두 고려 활자일 가능성이 높고, 그 중에서 62점이 직지심체요절보다 138년 이상 앞선 증도가자로 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직지심체요절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1377년에 제작되었다. 그러나 연구 용역팀인 경북대 산학협력단의 팀장이 남권희 교수였다는 점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학계는 증도가자의 출처와 유통경위를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 지적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2015년 6월 고려 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구성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이후 2015년 10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7점의 증도가자가 가짜라는 주장을 해서 다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국과수는 3차원 금속 컴퓨터 단층 촬영 결과와 금속성분 비중 차, 땜질의 흔적 등을 근거로 들었다. 경북대 산학협력단은 국과수의 발표가 잘못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국과수는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점의 고려 금속활자에 대해서는 위조의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증도가자는 2010년에 고인쇄박물관의 금속활자 복원사업 의뢰를 받은 경북대 산학협력단이 연구자료로 구입했다가 연구가 종료된 다음 박물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조사단을 통해 지정 조사를 추진 중이며, 증도가자에 대한 진위 여부는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