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월하정인/신윤복

백삼/이한백 2015. 10. 6. 07:20

 

 

 

 

月下情人

ㅡ 申潤福

 

혜원 신윤복만큼이나 신비롭고 베일에 쌓인 인물도 없을거야,

언제 태어나 언제 사망했는지도 구체적 행적에 대한 직접적인 문헌자료가 없어

대략 1758년경에 태어나 1813년경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아버지가 화원 신한평이고 ,춘화(春畵)를 그리다가

도화서에서 쫒겨났다는 말만 전할뿐이야.

1758년이면 김홍도 보다 10여살 늦게 태어난 셈이지.

 

그런데 오늘 소개할 <월하정인>

이 그림은 언제 그렸는지 연월일시까지 알 수 있어.

기록이 있냐고? 없어

어떻게 알까?

바로 달모양이야,

달모양이 땅쪽으로 엎어져 있어

화제에 야삼경이라 했으니 삼경은 밤 11~1시야

우리나라에서 이 시각에 이런 달 모양이 될 때는

부분월식일 때만 가능해

그럼 답은 나오지?

기록문화가 제일 발달한 나라가 우리나라야

바로 조선왕조실록은 일식,월식 이런 기록을

빠짐없이 기록해왔으니까

1784년 8월 30일과 1793년 8월 21일 두 번 월식이 있었어

그런데 1784년에는 사흘 내리 비가 와서 월식을 볼 수 없었어

1793년 8월21일 밤 11시 50분에 본 모습을 그린거야.

 

그림을 보자 젊은 양반과 여인이 어스름한 달밤 즉

양력 1793년 8월 21일 밤 11시 50분에

길모퉁이에서 만나고 있어

왜 이들은 남의 눈을 피해 만나는 걸까.

 

화제를 보자

月夜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원래 이 구절은

선조때 좌의정을 역임한 김명원(1534 - 1602) 시의

한구절이야

전문은

窓外三更細雨時

창 밖에 가는 비 내리는 삼경

兩人心事兩人知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알겠지

歡情未洽天將曉

깊은 정 아직 모자란데 하늘이 밝아오니

更把羅衫問後期

다시 나삼 잡고 훗날의 기약을 묻는다

 

이 시는 너무나 유명해서 시조 버젼도 있어

 

창외삼경 세우시에 양인심사 양인지라

신정이 미흡한데 하늘이 장차 밝아온다

다시곰 나삼을 부여잡고 훗기약을 뭇더라

 

한시와 시조가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유행가가 되어

시조는 민요가 되어

불려져 왔어

 

김명원이 젊을 적에

어떤 기생과 좋아지냈는데

그 기생이 권세가의 첩이 되자

월담해서 만나곤 하다가

발각되어 요절날 운명이였는데 명원의 형이 통사정해서 구했다는거야.

이 한시는 그 무렵 지었을테고,

이 연애사건은 한시와 시조와 민요로 지금껏 전해 내려 오는거지

 

답은 나왔네 김명원의 연애사건을 소재로 그렸고,

헤어지는 장면을 그린거지...

 

강명관 <조선사람들,혜원의 그림밖으로 걸어나오다>

오주석<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기타 인터넷 자료를 참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