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사블랑카/Casablanca

백삼/이한백 2015. 2. 17. 10:22

카사블랑카 / Casablanca
1942년/ 감독  Michael Curtiz / 각본  Epstein 형제 외/  음악 Max Steiner 외/ 102분, 흑백

주연: Humphrey Bogart,  Ingrid Bergman,  Paul Henreid

 

 

어메리칸 필름 인스티튜트(American Film Institute-AFI)
20세기 말에 선정한
위대한 영화 100선 에 의하면
‘시민 케인(Citizen Kane, 1941)’ 다음으로
2위에 랭크된 영화가
바로 이 ‘카사블랑카’ 인데,
하지만 때로는 이 영화가 또 다른 위대한 영화들의 순위,
제 1위에 오른 경우도 전에는 종종 본적이 있다.
물론, 순위를 매기는 각 단체들마다
그 선정 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쨌든 '20세기의 위대한 영화, 다섯 작품(Best 5)'을 꼽는다면,
반드시 이 영화가 그 안에는 꼭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이고
또 이 고전영화가 아직까지 주는 매력은
도대체 무엇인가?
무척이나 많은 이유들과 살펴볼 점들이 있겠으나
우선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첫째는 이국적인 분위기로 연출을 한 그 탄탄한 영화적 구성에 있겠고
둘째는 남녀 주연배우의 참으로 잘된 캐스팅과 그 연기 일 것 이며
셋째는 오늘날에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그 (주제) 음악 때문일 것이고
넷째는 “영화 역사의 산 전설”로 만들려는
워너 브라더스(WB) 회사의 반세기가 넘는
꾸준한 노력을 꼽을 수 가 있겠다.
그럼 특별제작이 된 다큐멘터리,
‘Casablanca, You Must Remember This....’
참고로 하여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제작 배경:

 

당시 할리우드 황금기를 보내던 워너 브라더스(WB)사 는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일 년 에 약 50편정도의 영화들을 양산하였는데
(그중에서 대여섯 편만 성공을 하면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도 당시에 그런 식으로 그저 평범하게
(저 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하나였었다고 한다.
1930년대, 뉴욕에서 공연되던 연극,
‘Everybody Comes To Rick's’ 의 판권을
당시로는 어마어마하게 비싼 이만 달러에 매입을 하고
(당시 판권의 평균 가격은 오천 달러정도,
그러나 비싸게 매입했다고 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대작을 만들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엡스타인 형제에게 각색을 맡겼으나,
촬영이 진행 중인데도
대본이 다 완성되지 못하는 묘한 상황을 겪게 된다.
카사블랑카 근처에는 가지도 않고 만들어진 이 영화의 촬영은
끝장면의 안개 낀 공항까지도(비행기 역시도 모형)
할리우드에서 세트로 대부분의 촬영이 진행 되었다는데
촬영 막바지에 가서야 끝장면의 결말 방향을 정하게 된
이런 인스탄트 식의 제작은
그러나 오히려 1941년 12월을 줄거리의 배경시기로 한
이 영화로선 미국이 유럽 전선에 참전을 한
1942년에 매우 시의적절하게 개봉을 한 셈이 되었다.

 

 

2. 영화의 탄탄한 줄거리 및 구성:

 

이 영화는 “헤어짐과 재회” 그리고 “희생과 또 다른 헤어짐“ 이라는
줄거리의 큰 흐름으로 인하여
오늘날까지도 로맨스 드라마로 분류가 되어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로맨스 물로만 단순하게 보긴 힘들다.
오히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로맨스+음모+미스테리(애국심+이상주의등도 포함)"
적절하게 혼합이 된
그 복합적인 줄거리 구성에 있다고도 할 수가 있는데,
당시 프랑스 령이었던 모로코의 항구 도시, 카사블랑카 라는
이국적인 무대 자체부터가
(제목부터) 벌써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었다.
당시 프랑스의 본토는 이미 독일에게 함락(1940년)되었고,
각 열강들의 각축장이자 인종 전시장 같았던 이곳,
카사블랑카에는 미국으로 피난을 가려는
수많은 유럽인들이 몰려들었다는데,
그런 이곳에서 우리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나이는 바로
Rick's Cafe American 이라는 유흥업소를
공항 옆에서 운영하는 미국인, 릭이다.

 

 

영화의 대사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이전에 스페인 에서도 활동을 한바 있는)
“미스테리 한 자유주의자”이면서
“냉소주의의 껍질에 쌓인 감상주의자“ 로 등장을 하는 릭(Rick)
(Renault 경찰국장 역의 Claude Rains 이 말 한 대사의 일부이다).
영화 속에서 그가 하는 모든 행동들은
당시로서는 최고의 매력이랄 수 있는 ‘남성다움(마초이즘)‘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는데
비록 지금은 남의 부인이지만
그래도 한때 사랑했었던 여인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전 재산인 카페까지 처분)하는 그의 모습이야말로
남성다움의 표본이기까지도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안개 낀 공항에서 바바리코트를 입고
일사를 떠나보내던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의 모습은
전 세계 수많은 영화 팬들의 추억으로 영원히 남게 된 것이다.

 

 

빠리에서의 회상장면을 포함하여
로맨틱한 장면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전쟁 상태라는 그 특별한 시대적 배경과
또 중립지역이라는 그 특수 상황이야말로
스릴까지도 동시에 맛 볼 수 있는 이런 복합적인 줄거리의 기반으로서는
참으로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들이 있었지만,
한편, 끝 장면에서 여주인공, 일사를
누구와 함께 떠나게 할 것 인가를 (촬영 중에도) 계속 고민하던
잭 워너(Jack Warner-WB 사장)
당시의 할리우드가 선호하던 해피엔딩을 포기하고
결국, 둘의 이별을 결정하게 되는데,
만일에 이 두 남여 주인공이 함께
카사블랑카 공항을 행복하게 떠났다면
이 영화는 결코 오늘날과 같은 ‘전설’이
되지는 못하였을 것이라고 누군가 한말은 그래서 매우 일리가 있다.

 

* 영화의 엔딩장면.

 

3. 남녀 주연배우의 참 잘된 캐스팅과 그 연기:

 

필름 느와르(Film Noir)가 인기이던 시절에
그 느와르가 낳은 희대의 스타
험프리 보가트(Humphrey Bogart. 1899-1957, 미국 뉴욕)
매력이 철철 넘쳐난다.
원래는 미국 대통령이 된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1911-2004)을
염두에 뒀었다고 하지만,
이 보기(Bogie-그의 애칭)의 캐스팅이야말로 정말 잘됐다.
따져보면 그리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그가 풍기는 카리스마적인 매력은 배짱 있는 독불장군 스타일의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서는 참으로 안성맞춤인 것 이다.
한편, 그와는 달리 여자주인공의 배역은 기획단계 에서부터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1915-1982, 스웨덴)으로
이미 정해져 있었으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의 명 제작자인,
데이빗 오 셀즈닉(David O Selznick. 1902-1965)과
당시에 전속 계약중이어서
거액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출연을 시키게 되는데,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일사 역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캐스팅으로 꼽히고 있다.

 

 

눈물을 자주 글썽이는 그녀의 그 큰 눈동자야말로(약 다섯 번 정도 나옴)
그래서 이 영화가 주는 또 다른 매력이며,
또 환상적인 이 두 사람 의 캐스팅이야말로
“영화 의 역사, 그 자체”라는 평을 받았다.
물론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출신인 감독,
마이클 커티즈(Michael Curtiz. 1886-1962. 생전에 총172편 감독)
노련한 연출도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성공요인이겠지만,
워낙 막강한 이 두 배우의 네임 밸류 아래,
모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다 묻힌 기분도 없지는 않다.

 

 

4. 꾸준히 사랑받는 그 주제음악:

 

‘애즈 타임 고즈 바이(As Time Goes By)’하면 '카사블랑카' 가 생각이 나고,
'카사블랑카' 하면 이 위대한 명곡, ‘애즈 타임 고즈 바이’가 생각이 난다.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키스는 키스이고, 한숨은 한숨일 뿐,
진실한 감정도 세월이 가면 날아가 버린다오. “
(아래 원어 가사 참조)
흑인 피아니스트,
쌤(Sam/Dooley Wilson,1886-1953, 텍사스 / 위의 사진)
이렇게 노래하였다.
오랜만 에 만난 일사의 ”샘, 연주 해봐요(Play It Sam)...."
(이 영화의 명대사 중의 하나/ 아래동영상의 내용) 라는 부탁의 말을 듣고서......

 

영화 Csablanca
As time goes by

                                       

 
You must remember this
A kiss is still a kiss
A sigh is just a sigh
The fundamental things apply as time goes by
And when two lovers woo
They still say "I love you"
On that you can rely
No matter what the future brings, as time goes by
Moonlight and love songs never out of date
Hearts full of passion, jealousy, and hate
Woman needs man, and man must have his mate
That no one can deny
It's still the same old story
A fight for love and glory
A case of do or die
The world will always welcome lovers as time goes by

 

* 영화 장면속의 ‘애즈 타임 고즈 바이’ 외

 

 

하지만,
이곡은 처음부터 이 작품을 위해 만들어진 주제곡이 아니었다고 한다.
1931년에 브로드웨이 쇼 인 ‘Everybody's Welcome’에서
후란시스 윌리엄스(Frances Williams)에 의해서 처음 발표가 되면서,
이 영화가 제작 될 때 에는
이미 10살이나 나이가 먹은 곡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일부 재즈싱어들에게나 불려 지던
거의 무명의 곡이었었지만,
이 영화의 원작인, 연극, ‘Everybody Comes To Rick's’
극작가인 머레이 버넷(Murray Burnett)이 유럽여행 중,
프랑스 남부의 한 카페에서 우연히 듣고,
선곡을 하게 되었고,
이후, 이 영화가 대 성공을 거두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히트를 한 ‘팝의 클래식’이 되었다.
(주인공, 릭의 카페와 피아노를 치는 흑인 가수도 이 곳에서 힌트를 얻었고
또 인테리어 분위기도 비슷하게 모방을 하였다고 한다.)

 

 

“음악을 영화 속에 아주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놀라운 능력의 거장”
이라고 헨리 맨시니(Henry Mancini)도 증언한 바가 있었지만,
미국 영화 음악의 거장,
맥스 스타이너(Max Steiner. 1888-197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음악도 담당-아래 기념우표 사진) 는

 

이 ‘애즈 타임 고즈 바이’ 의 기본 테마(Theme)를
다양한 스타일로 변주하면서 (연주 음악으로)
여러 장면에서 반복하여 듣게 하였는데,
특히 빠리의 회상장면에서는 마치 교향곡을 연주하듯
그의 독창적인 솜씨들로 화면을 가득 채웠으며,
또 끝의 이별 장면에서의 그 아쉬움도
그의 이런 음악이 그 분위기를 대신 잘 전달해 주었다.
한편, ‘Knock on Wood’ 라는 흥겨운 곡과
‘Tango Della Rose’라는 고전 명곡도 삽입곡으로 사용한
스타이너 와 커티즈 감독은 1940년에 독일에게 항복을 한 이래,
당시에 허수아비, 비쉬(Vichy)정부 아래 있던 힘없는
프랑스의 국가(La Marseillaise-마지막 장면을 포함한 OS에도 더 인용을 함)를
의도적으로 줄거리의 일부분으로도 인용하므로서
당시 전쟁 중이던 연합군 측의 애국심을 은근히 고취시켰다고 한다.

 

* La Marseillaise Scene:

 

* 사족: 미국의 버티 히긴스(Bertie Higgins)와 한국의 최 헌,
그리고 일본의 고 히로미가 불러 크게 히트하였던
1982년도의 ‘카사블랑카’ 라는 곡은 이 영화의 주제곡은 아니지만,
이 영화와 또 주제곡인 ‘애즈 타임 고즈 바이’에
오마주를 한 별개의 팝송으로서,
가사를 들어보면 여름날 밤 야외극장에서 연인과 함께 보던
이 영화와 또 주인공들의 사랑을 아울러 찬양한 곡으로,
분명 이 영화를 숭배하면서 자란 자의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어
이 영화와 결코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겠다.
(‘애즈 타임 고즈 바이’의 가사를 인용한 아래 동영상의 가사 참조)

 

 

 

 

5. 워너 브라더스(WB)의 반세기가 넘는 집요한 마케팅:

 

창사 이래 우연치 않게 사상 최고의 명작을 건지게 된 WB는
이 행운의 작품이 사장되지 않도록 꾸준한 마케팅을 하여왔는데,
우선 ‘A Night in Casablanca’라는 아류 영화를
1946년에 후속 작 같이 만들고, 1956년도 에는
‘카사블랑카’ 라는 제목의 TV 시리즈도 만들게 된다(흑백).
이후, 1981년도에 다시 컬러로 TV 시리즈를 또 한번 만들면서
이 ‘카사블랑카’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하였으나
흥행에는 모두 다 실패하였다고 한다
(단, 패러디 만화 영화, Carrotblanca 만은 성공-아래 사진).


 

이 영화는 이렇게 지난 반세기 이상의 세월동안
WB 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사들과 방송국들에서
그 주제와 또 그 명대사 들이 인용되어 왔는데
(“이것만 은 기억하세요(You must remember this)”
“샘 연주 해봐요(Play it Sam).”또는
“날 위해 연주해줘요(Play for me)” 등등)
1972년에는 우디 앨런(Woody Allen)도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Play it Again Sam)’이란 영화를 만들었듯이
이미 수 십 차례 나 오마주(또는 패러디)가 되었었다.
(현재도 이 WB 가 만든 대부분의 영화들이 시작하기 전에,
회사 로고가 나오는 첫 장면에서
이 카사블랑카의 주제곡이 짧게나마 흐른다.)

또한, 당시로서는 보기 힘든 동시녹음 제작과
빠른 줄거리 진행을 보여주는 주목 할 만 한 촬영과 편집 등,
영화 역사에 남는 (당시로서의)신기술의 업적들과
또 남녀주인공이 유행시킨 바바리코트 같은 의상 스타일 등등,
문화적인 측면을 포함하여
영화의 여러 구석구석 까지 연구를 하는 모임도 있다고 하니
역시 ‘고전 중의 고전’ 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한편 미국의 아카데미상에서는 1944년도, 제16회 때,
8개 부문에서 후보가 되었다가
작품상, 감독상, 그리고 각색 상. 이렇게 세 개만 수상을 하였지만,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21세기, 아직도
‘영화 역사의 영원한 명작 베스트 화이브’ 안에
들어있다는 것처럼 큰 상이 또 있을 수 있겠는가.

 

 

 

* OST 앨범 수록곡 리스트:

 

01 MEDLEY - MAIN TITILE / PROLOGUE (05:19)
02 MEDLEY (IT HAD TO BE YOU / SHINE)
03 KNOCK on WOOD
(본문에 동영상)
04 RICK AND RENAULT
05 ARRIVAL OF ILSA AND VICTOR AT RISK'S
06 PLAY IT SAM - PLAY 'AS TIME GOES BY'
(본문에 동영상)
07 OF ALL THE GIN JOINTS IN ALL THE TOWNS
IN ALL THE WORLD...

08 AS TIME GOES BY (본문에 동영상)

 

 

 

 

* 관련 동영상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