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선

김정은, 체제동요 우려.. 완쾌 안된 몸으로 '건재' 과시

백삼/이한백 2014. 10. 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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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1일 만에 공개활동에 나서며 건재를 과시한 것은 그동안 나돌았던 신변 이상설의 확대재생산을 막고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팡이를 짚고 현지지도하는 북한 노동신문의 사진에서 확인되듯 아직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민들 동요를 막기 위해 예정보다 빨리 복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9월 3일 모란봉 악단 신작 음악회를 끝으로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았다. 2012년 집권 이래 40여 일 잠행은 최장 기간이다. 김 제1위원장의 두문불출이 길어지면서 정부와 미국 당국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는 뇌사설, 실각설, 쿠데타설, 평양봉쇄설 등 갖가지 억측이 쏟아졌었다.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김 제1위원장이 다소 무리하게 공개활동 재개시점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그가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69주년 기념일 행사에는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행사에 불참한 지 단 3일 만에 예상을 깨고 공개활동에 나선 점은 의아한 대목이다. 복귀한 뒤 방문한 첫 현지지도 장소도 모두 도로사정이 좋은 평양 인근이라는 점은 그의 건강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김 제1위원장이 건강상태를 굳이 숨기지 않고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부각시켰다는 해석도 있다. 40여 일의 공백을 깨는 첫 활동으로 지팡이를 짚은 채 완공된 과학자살림집과 자연에네르기(에너지)연구소를 시찰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경제발전과 주민생활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정치적 행사장이 아닌 민생 현장을 다시 찾은 모습을 보인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제1위원장의 장기간 두문불출이 서방언론에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신비주의' 전략을 펼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영수(정치외교학) 서강대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퉁화에서 "김정은이 오랜 기간 외부에 나오지 않으면서 서방국가의 여론을 유심히 보면서 자신의 위상과 영향력을 재확인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렇게 신비주의로 나갈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잠행 중에도 지난 4일 황병서 군 총치국장 등 이른바 '실세 3인방'이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도 참석하는 등 통치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보여준 것은 나름의 성과로도 해석되고 있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의 잠행은 대물림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장 잠행 기간은 87일간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나서 12일 후인 7월 20일 중앙추모대회에 초췌한 모습을 드러내고 87일 만에 러시아 대통령 특사를 만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2008년 8월 중순쯤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나서 80여 일이 지난 11월 초에 군부대 시찰을 통해 공식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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