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가을의 문턱에서 / 신광진

백삼/이한백 2014. 9. 24. 14:06


가을의 문턱에서 / 신광진


                                      

어디선가 성큼 다가온 가을
가을의 문턱에 서 있는 쓸쓸한 내 모습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마냥 청춘인 줄 알았는데


가을이란 놈은
가슴에 쓸쓸함을 가득 채워놓고
스치는 바람을 벗 삼아
거리에 미아처럼 갈 곳을 잃은 듯 서성입니다


외로움에 지친 몸을 이끌고 어디로 갈까
그 누구인가? 무척이나 그리운데
생각해보면 마음이 머물기도 전에
너무 빨리 타버린 사랑


조각난 상처들 순수하고 맑았던 내 영혼
이젠 쓸쓸함으로 가득 채워져
누군가 그리운 마음은 쌓여가는데
이젠 그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마음은 누군가를 무척이나 갈망하면서 기다리는데
때론 너무 외로워 첫사랑을 가슴에 새겨놓고
생을 다해 단 한 사람만 사랑했다고
순정 영화처럼 쓸쓸한 가슴을 위로하기도 한답니다


지금은 다른 사람에 부인이 되어 남남이지만
나의 첫사랑 그녀가 저에겐 전부랍니다
시골 같은 마을에 살았던 여인이랍니다


언제나 고향에 가면 그녀의 향기는 가득 묻어있지요
단 한 번도 그녀를 원망한 적 없었습니다
이 세상에 그녀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면서 살았답니다


단 한 번 질투해본 적도 없습니다
저 때문에 그녀가 불행 진다면 더욱더 슬플 겁니다
혹시나 스쳐 지나다가 마주치면 혼자인 나를 보고 아파할까 봐
그녀가 행복하길 마음은 항상 간절히 원합니다


그녀의 추억만으로 행복해 감사했습니다
때론 너무 외로워 스치는 바람에 서글픈 마음 날려 보내지만
여린 마음은 이젠 쓸쓸함으로 가슴에 가득 차서
금방이라도 두 눈에 눈물이 고일듯합니다


이토록 아픈 사랑이 내 가슴을 더욱 살찌게 한듯합니다
이젠 환상 속에서 그리워하는 사랑이 아니라
생을 다해 내 눈 속에 담고 싶은 그녀를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