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이라크정부, 美에 반군 공습 요청..오바마 '신중'

백삼/이한백 2014. 7. 6. 13:45

 

이라크 정부군이 과격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장악했던 살라딘주 바이지의 국가 최대 정유시설을 19일(현지시간) 재탈환했다. 하지만 국지전이 계속되고 바이지 외곽이 여전히 ISIL 수중에 있어 메이저 석유기업들의 탈이라크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바이지 정유공장에서는 전날 오전부터 자정무렵까지 양측 간 치열한 전투가 이뤄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ISIL은 한때 정유시설의 75%를 장악했으며 관제탑에 검은색 깃발을 걸기도 했다. 목격자들은 ISIL이 정유공장 주변에서 검문소를 운영했고 정유탱크 한대가 불에 탔다고 전했다. 정부군 대변인 카심 아타 중장은 이날 TV 연설에서 "이틀간 수니파 반군을 100명 가까이 사살했으며 군이 바이지 정유공장의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다.

바이지 정유시설을 둘러싸고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불똥은 다른 지역까지 튀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라크에 진출한 석유기업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날 보도했다. 이라크 남부는 전체 원유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유전지대로 미국의 엑손모빌과 셰브론,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프랑스의 토탈 등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엑손모빌은 웨스트 쿠르나 유전에서 비이라크 국적 근로자들 철수에 나섰으며 BP도 사우스 루마일라 유전의 일부 인력 철수를 지시했다.

이라크 석유사업 최대 투자국인 중국도 자국 직원들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9일 브리핑에서 "치안 상황이 심각한 지역에 있는 중국인 근로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중국인 근로자 약 1만명이 웨스트 쿠르나 등 4개 유전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미국에 수니파 반군에 대한 공습을 공식 요청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전날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이라크 정부가 워싱턴에 공군력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이라크 내 복잡한 군사·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공화당과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를 초청해 이라크 개입안에 대해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의회 승인이 필요할 만한 어떤 행동도 조만간 명령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회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라크 군사개입 전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퇴진이 선행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은 시리아에서만 활동했던 ISIL이 올해 들어 이라크 서북부 3개 주를 순식간에 점령할 정도로 세를 키운 것은 근본적으로 알말리키 총리의 극단적인 수니파 억압 정책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알말리키 총리는 퇴진은커녕 최소한의 종파·부족 통합 제스처도 보이지 않고 있다. 뎀프시 의장은 ISIL 대원들이 다른 민간인들과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라크 공습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CNN방송은 오바마 정부가 이라크에 네이비실 등 특수부대 요원 100명을 자문관으로 파병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송민섭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세계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무라이 혼과 총  (0) 2014.07.11
상대성이론과 물리적인 성격과강[江]의 인류문명사  (0) 2014.07.11
수니파 반군  (0) 2014.07.06
김일성 이승만 초대내각  (0) 2014.07.01
처녀작에관한 논쟁  (0) 201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