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보러도 가지만 먹으러도 간다. 때때로 먹기에 더 무게가 실리기도 한다.
물론 그러고 나면 허벅지나 배에도 무게가 실리지만 식도락의 즐거움은 놓칠 수 없다.
현지에서 맛보는 그곳 재료의 진하고 풍미 가득한 음식들을 맛보는 시간, 다시 생각해도 침이 고인다.
씨엠립에서는 펍 스트리트 인근이라면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크메르 음식은 기본이며 유러피안 스타일도 많다.
* 캄보디아 대표 음식은?
- 캄보디아식 페라나칸 요리, 아목
싱가포르의 페라나칸 음식 락사처럼 코코넛 밀크를 쓴 요리다. 고기나 생선에 코코넛 밀크, 향신료를 넣어 찐 다음 바나나잎에 담아 준다. 캄보디아에 와서 아목의 맛을 보지 않았으면 캄보디아 음식을 먹었다고 볼 수 없다! 진득하고 묵직한 향신료의 맛이 진짜 별미다. 외국인들 대상으로 하는 펍 스트리트 등의 레스토랑에서는 코코넛 등에 담아 준다.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고. 강추다.
아목은 동남아의 가로수처럼 자라는 바나나잎에 내는 요리로, 커리를 넣어 찌거나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먹는 코코넛 크림이 빠질 수 없다. 우유같은 코코넛 밀크를 더해 맛이 진하다. 캄보디아에서 즐겨 먹으며 생선이나 야채 등등을 넣어 걸쭉한 스프처럼 내기도 하는, 한마디로 캄보디아 커리다. 우유 넣은 커리의 맛과 같다고 봐도 되고 커리를 만드는 향신료에 따라 맛이 다양하다. 태국서는 타이커리 페이스트를 쓴다.
- 캄보디아 불고기/볶음고기, 록락
얇게 썬 쇠고기를 데리야끼 양념으로 굽거나 볶아 마치 불고기와도 같은 요리다. 비슷하게 갖가지 향신료를 넣어 볶은 캄보디아 식 볶음 고기도 있다. 록락의 경우 데리야끼 소스맛 고기다. 소이 소스, 즉 간장 더한 쇠고기, 돼지고기 등 고기 볶음이라 우리 입에 익숙하며 라임을 뿌려서 먹기도 한다. 밥에 록락을 얹어내면 든든한 한 끼다. 캄보디아는 돼지고기가 맛있다고들 한다. 이왕이면 돼지고기로 선택해서 고기 볶음을 먹는 것도 추천. 프라이드 크메르 스파이스라고 하여 고기 종류를 선택하여 콩, 양파, 그린페퍼, 땅콩등을 함께 볶은 고기를 자스민 밥과 한번 꼭 먹어보길.
- 캄보디아 쌀국수, 꾸이띠유
쌀국수 하면 당연히 베트남이 떠오른다. 베트남과 관계 깊은 캄보디아에도 쌀국수가 있다. 푹 삶은 맑은 고깃국물에 쌀국수를 담아 내 주는 꾸이띠유는 베트남 쌀국수 같다. 맛도 비슷하다. 국수 위에 닭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살짝 얹기도 한다
- 캄보디아식 카레
커리 하면 당연히 인도다. 커리 또는 카레라고 하는 건 노란 빛의 강황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향신료를 섞어서 만든 것이다. 언뜻 한입 먹고 나면 인도식 카레랑 뭐가 다르지 하는 생각이 든다. 코코넛 밀크를 아낌 없이 얹어 주는 게 특징일까? 일본식 카레는 고동빛이고 오래 끓여 뭉근해진 당근, 감자가 많은데 크메르식은 독특한 냄새의 야채가 무척 많다.
- 캄보디아식 크메르 전통 수프
똠양꿍 친척이라도 될 법한 맛이다. 달고 시큼하면서 슬쩍 매운데 무척 뜨겁다. 레몬그라스나 양배추, 파인애플, 토마토, 양파, 콩, 윈터 멜론에다 계란, 치킨이나 생선을 끓인 수프다. 각종 야채와 버섯류, 당근이나 모닝글로리, 마늘이랑 필리핀의 시큼한 국 맛을 책임지는 타마린과 바질까지. 크메르 전통 수프의 종류는 다양한데 그만큼 들어가는 재료도 다양하다. 공통점은 아주 다양하고 독특하고 강렬한 맛이란 사실!
- 캄보디아 볶음밥, 바이차
인도네시아의 볶음밥이 나시고랭이다. Nasi는 쌀, Goreng은 볶음이란 의미다. 볶음국수는 미고랭이다. 캄보디아에도 이와 비슷한 볶음밥과 볶음국수가 있는데, 불리는 이름만 다르고 같다. 캄보디아의 볶음밥은 바이차다. 바이는 밥, 차는 볶다라는 뜻이다. 볶음국수는 미차다. 어디가나 손쉽게 끼니로 먹을 수 있다. 노천에서 많이 파는 식사다. 식당에서도 당연히 많이 판다. 이러한 동남아 전역의 볶음밥은 중국의 볶음밥의 요리도구 "웍"의 전래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 캄보디아 길거리 음식은?
떡볶이, 호떡 같은 길에서 먹는 음식은 그만의 매력이 있다. 노점에 서서 훌훌 먹어 대는 즐거움!
씨엠립을 거닐다 보면 여기저기서 코끝을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들이 발길을 불러 세운다.
- 캄보디아 과일
캄보디아 과일이라기 보다는 동남아시아의 과일이다. 파인애플, 망고 등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한 값에 판다. 시원하지는 않지만 풍부하고 달콤한 과일 즙은 더위에 지친, 오가는 관광객들의 요긴한 간식 거리다.
- 캄보디아 바게뜨, 놈빵
베트남에 갔을 때 아침에 바게뜨에 고기 끼워 먹길래 신기해했다. 프랑스 연관이라고 했다. 캄보디아도 프랑스 식민지였던 역사 때문일까, 식사로 밥 대신 바게뜨를 많이 먹는다. 올드마켓이나 사르에 쌓여진 산더미 같은 바게뜨를 수시로 뜯어먹는 사람들이 많다. 고기를 비롯해 듬뿍 재료를 넣어 먹는 놈빵은 여느 고급 샌드위치 부럽지 않다.
- 캄보디아식 호떡, 놈 끄루어
널따란 스테인리스 쟁반 같은 곳에 올려진 손바닥 만한 호떡. 기름에 튀긴 달달한 도넛 튀김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 우유 같은 코코넛 밀크에 쌀가루를 반죽한 다음 야채만두 같은 소를 넣은 놈 끄루어다. 앞뒤로 노릿노릿 구운 놈 끄루어는 쌀가루 반죽이라 쫀득 고소하면서도 야채호떡 맛이 난다.
- 캄보디아식 바나나구이/튀김
동남아의 바나나는 우리가 즐겨 먹는 바나나보다 작고 단단하다. 튀기거나 구워서 많이 먹는다. 특히 익기 전에 푸르고 단단한 바나나를 구워서 파는데 많이 달지 않은 색다른 맛이다. 바나나를 화덕에 구워서 팔기도 하고 아예 기름에 푹 담궈서 튀겨 주기도 하는데, 때로는 얇게 부친 밀가루인 크레페 같은 판에 둘둘 말아 먹기도 한다.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로 슈가팜 시럽과 코코넛 밀크를 뿌려서도 판다. 슈가팜 시럽은 카라멜 시럽과 비슷한 맛이고 코코넛 밀크 덕분에 더 진득한 맛이 난다. 단 정도가 상당히 강해서, 한입 정도 먹고 내려 놓을 정도. 동남아 사람들 정말 커피든 디저트류든 설탕을 퍼먹는 듯 달다.
- 캄보디아식 사테, 꼬치구이
사테는 케밥기원으로 한입 크기로 양념 또는 소금구이로 파는 고기 꼬치구이다. 싱가포르 대표음식이도 한 사테와 같은 꼬치구이를 캄보디아에서도 판다. 사실 꼬치구이는 동남아시아 어느 나라에서나 노점에서 흔히 판다. 달달 하거나 짭짤하게 양념된 꼬치는 어지간하면 맛있다.
- 캄보디아식 야끼소바, 룻 차
방콕 카오산 로드 노점에서는 휘리릭 볶은 국수를 팔아서 즐겨 먹었었다. 호텔 조식은 물론 길에서도 파는 볶음면.
캄보디아에서도 비슷하게 철판에 우동 면처럼 굵은 면에 야채를 간장 맛으로 볶아 준다. 면이 우동면 같이 굵으면 룻 차다.
면이 우동면 같이 굵으면 롯차지만 보다 가는 국수도 노점에서 많이 판다. 볶음국수 미차가 그것이다.
일본 우동볶음인 야끼소바, 중국식 볶음국수 차 꿰 떼우, 방콕의 볶음 쌀국수인 팟타이가 맛이나 질감이 유사하다.
- 캄보디아식 조개무침
아이들이 우르르 학교에서 나올 때 학교 앞에서 파는 불량식품 같은 것도 있었다. 다만 좌판 가득히 손가락 한마디 만한 양념 조개인 것이 특이하다. 꼬마들이 한 봉지씩 신나게 먹는다. 녀석들은 집에 가는 먼 길 동안 주전부리처럼 딱딱한 껍질 탁탁 깨서 오물오물 먹으며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며 사라졌다.
그 밖에도 여우티아우처럼 중국식 밀가루 튀김도 많이 판다. 죽에 밀가루 묽은 반죽 튀김인 여우티아오 油條는 우유나 두유, 양젖 등과 먹으면 고소하고 맛나다. 캄보디아식 밀전병, 로띠라는 것도 있다. 로띠는 인도식 음식으로 밀가루 반죽을 철판에 부쳐준다. 이 로띠는 마치 크레페처럼 주는데, 바나나에 달콤한 시럽까지 싸 먹으면 프랑스 크레페 저리가라다. 유럽식의 생크림 대신 같이 먹는 소스도 향신료 담뿍! 얇은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지져 파삭하면서도 고소하다. 쫄깃한 맛이 참 별미다.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아침에 로띠 프라타에 카레 한국자 찍어 먹는 걸로 아침을 대신한다.
여행은 뭐니뭐니 해도 잘 자고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멋진 풍광도 몸이 지치고 힘들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현지 음식은 그 나라 문화를 한 그릇에 담아낸 것이기도 하다. 맛있는 음식은, 여행을 맛있게 한다. 동남아 특유의 음식들, 코코넛 밀크의 크리미한 밀도감과 자극적인 향신료의 매력에 푹 빠져 보시길!
◆ 출처: Get About 트래블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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