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스크랩] 가을이 오기도 전에 /詩/ 손희락

백삼/이한백 2013. 10. 4. 11:00

가을이 오기도 전에  
詩/ 손희락
여름은 아직 길 떠나지 않았고 
가을은 목전에 이르지 않았는데 
비명으로 추락하는 나뭇잎 한 장 
비참한 종말을 봅니다 
살점 찢기어진 
푸른 잎 주워들고 생각에 잠길 때
천둥 울고 먹구름 덮더니 
잎사귀 잃은 나무의 눈물 
뚝뚝 떨어집니다 
누가 가을이 되어야 
고운 잎 진다고 했을까 
누가 귀뚜라미 슬피 울어야 
낙엽 무덤 만든다 했을까 
그대를 만날 때마다 
입술, 입술, 포개고 
애틋한 눈빛으로 
힘껏 끌어안는 이유 
바람이 나무를 흔들면 
가을 오기도 전에 
푸른 잎 갑자기 지는 것 
확인하였기 때문입니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레아 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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