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기도 전에
詩/ 손희락
여름은 아직 길 떠나지 않았고
가을은 목전에 이르지 않았는데
비명으로 추락하는 나뭇잎 한 장
비참한 종말을 봅니다
살점 찢기어진
푸른 잎 주워들고 생각에 잠길 때
천둥 울고 먹구름 덮더니
잎사귀 잃은 나무의 눈물
뚝뚝 떨어집니다
누가 가을이 되어야
고운 잎 진다고 했을까
누가 귀뚜라미 슬피 울어야
낙엽 무덤 만든다 했을까
그대를 만날 때마다
입술, 입술, 포개고
애틋한 눈빛으로
힘껏 끌어안는 이유
바람이 나무를 흔들면
가을 오기도 전에
푸른 잎 갑자기 지는 것
확인하였기 때문입니다
|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레아 리 원글보기
메모 :
'문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비 (0) | 2013.10.08 |
---|---|
혜민스님 (0) | 2013.10.07 |
시월에는 봄을 그리겠습니다/선애 (0) | 2013.10.04 |
가을산의 초대/장근배 (0) | 2013.10.04 |
꽃을보며/이상 (0) | 2013.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