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기린의 목이 길어진 원인으로 추정되는 유전자 변이를 유전체(게놈) 연구결과 찾았다.
미국과 탄자니아, 케냐, 영국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기린의 유전체를 분석해 발견한 유전적 변이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7일(현지 시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린과 말처럼 생긴 동물인 '오카피'(okapi)의 유전체 서열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오카피가 기린과 가까운 친척뻘이지만 기린처럼 목이 길지는 않아 두 동물의 유전체를 비교하면 목이 긴 형질을 만든 유전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이 두 동물의 유전체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을 살펴본 결과 연구팀은 'FGFRL1' 유전자에 생긴 변이가 기린의 긴 목을 만드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유전자는 사람과 쥐에도 있는 것으로, 몸의 크기를 조절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또 기린의 배아에서 조직이 만들어지고 자라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HOXB3, CDX4, NOTO 유전자에도 변이가 생긴 것도 발견했다.
이들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는 바람에 기린의 목이 길어지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FGFRL1 유전자는 심혈관계를 발달시키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기린은 심장에서 뇌까지 2m나 되기 때문에 심장이 혈액을 멀리까지 내보내기 위해서는 심장에서 큰 힘을 내야 한다. 유전자 변이로 인해 기린은 온몸에 혈액을 잘 보낼 수 있을 정도의 강한 심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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