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곤충

소 이야기

백삼/이한백 2016. 2. 27. 09:50

 

<민족의 시각으로 바라본 동물의 상징성>

 

소 이야기

 

우리가 소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1~2세기 때부터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치우천왕이나 신농의 모습에서 소의 형상을 볼 수 있으며, 한반도에서 발견된 볍씨가 기원 전 일만오천년이 되었다고 하니 농사에 꼭 필요한 소가 그 때부터 사육되었는지도 알 수없다.

 

하여간 소는 옛날부터 가장 소중한 동물로 여겨졌으며 그 결과 소를 한 식구처럼 여겼다는 말로 생구生口라는 말도 생겼다.

소는 한마리를 잡으면 고기에서부터 가죽까지 어느 한부분 버릴 것이 없는 인간에게 있어 아주 유익한 동물이다.

 

또 옛날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내고 난 뒤 소를 여러 사람이 나눠 먹기 위한 수단으로 탄생한 음식이 설렁탕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소는 하늘의 뜻을 알려주는 동물로, 의우총이란 소의 무덤이 있듯이 주인을 위기에서 구해주는 충직하고 의로운 동물로, 풍요의 대상으로, 혹은 여유 있고 잠잖은 사람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또 소는 부지런하고 주인에게 충직하며, 또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므로 게으른 사람들에게 교훈으로 많이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소는 반대로 어리석음의 대명사로 나타내는 속담 또한 많이 있다.

 

소가 우리 농가에서 최고의 자산이며 우리 음식 중 최고의 가치를 지닌 맛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우리가 도둑 중에 가장 큰 도둑을 소도둑이라고 한다.

이 말은 그만큼 소가 농가에 차지하는 경제적인 비중이 크다는 말일 것이다.

 

옛날 소를 잡아 하늘에 바친 후 소의 발굽을 살펴보고 국운을 점치기도 하였던 소는 12지신 즉 12띠 중에 두 번째로 나타난다.

 

소띠의 성격은 소의 성격과 같이 우직하고 충실하며 잔머리를 굴리지 않는 성실한 사람이라 한다.

 

또한 부모의 덕이 별로 없고 일복이 많아 평생을 열심히 일하면서 자수성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같은 소띠라도 겨울이 생일인 사람들은 식복이 다른 소띠들 보다 많다고 한다.

 

연애할 때 저돌적으로 밀고 나가는 즉 화끈한 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조용하고 묵묵히 밀고 나가기 때문에 상대방이 싫증 낼 수 있는 스타일이다.

성격이 차분하고 냉정하기 때문에 사업에 실수가 적다고 한다.

 

소띠의 천생배필은 뱀띠나, 닭띠가 쥐띠가 좋다고 한다.

 

소와 관련된 민속으로는 새해 첫 소날인 축일丑日이라고 하여 소에게 콩과 나물을 삶아 먹이고 일을 시키지 않고 하루 동안 푹 쉬게 한다.

또 축일에 농기구를 만지면 부지런해진다고 한다.

 

민속놀이로는 경남 창령의 영산쇠머리대기와 경기도 양주 소놀음굿, 소먹이놀음 등이 있다.

특히 소놀이굿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연희성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소놀음 굿은 농경사회의 시작과 농사짓는 법, 농기구의 발명과 다루는 법 등을 연희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바로 농사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신농씨가 나온다.

 

그러나 신농씨는 우리가 '고시례'하는 고시씨의 후손으로 농사의 신이기 보다 약초의 신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 신농씨가 우리가 즐겨먹는 茶를 처음 발견한 분으로 茶神으로 더욱 추앙받고 있다.

 

소놀이나 놀음은 진짜 소가 아닌 헝겊과 풀로 소의 형상을 만들어 사자놀이와 같이 그 거적 속으로 두 사람이 들어가 풍물패와 함께 놀이를 하는 것이다.

 

정월에 이루어지는 소놀이는 그 해의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면 팔월에 행하는 소놀이 민속은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고 자축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예로부터 하늘에 천제를 지낼 때는 소를 , 지신에게 제를 지낼 때는 풍요를 상징하는 돼지를 잡아 바쳤다.

 

소는 하늘의 노여움을 풀 때나 풍요를 기원할 때 제일가는 제물로 많이 사용된다.

 

한자로 억울함, 또는 노여움을 “푼다”는 의미의 해解자를 파자해 보면 소의 잡아 뿔을 바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말은 소를 잡아 소머리를 바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뿔로는 술잔을 만들어 그곳에 조라술을 담아 바쳤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소가 제물로 사용되었다는 기록은 여러 문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지금도 무당들이 굿을 할 때 소를 잡아 하늘에 바치기도 하는데, 우리가 흔히 써는 속담에 "소꼬리 쥔놈이 임자다"란 말이 소를 잡아 하늘에 바치는데서 비롯되었으며 소꼬리를 쥐고 흔들면서 하늘에 제를 지낸사람이 제사장으로 그 당시에는 임금이며, 지금은 무당이다.

 

우리 상고사를 살펴보면 五加를 중심으로 나라를 다시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가 중 하나로 牛加가 존재하는데, 아마 소를 그 민족의 족표로 여겼던 것이 아닌가 한다.

 

또 한웅천왕 시절에 자오지 한웅천왕이란 분이 있다.

 

이분을 치우천왕 또는 도깨비 대왕이라고도 부른다.

도깨비 대왕이란 말은 그 당시 처음으로 청동을 발견하여 청동으로 소머리 모양의 투구를 만들어 쓰고 다녔다고 하여 銅頭鐵額이라 부르게 되었다.

 

또 농사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신농씨도 소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옛 부터 소란 동물이 용맹하고 우직하여 호랑이로부터 주인을 구해주고 귀신을 쫓는 영험한 동물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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