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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남 별세, 남보원·구봉서·한무·배일집이 전한 '비통함'

백삼/이한백 2015. 9. 2. 10:15

남성남 별세, 남보원·구봉서·한무·배일집이 전한 '비통함'

[일간스포츠] 입력 2015.08.31 17:47



원로 코미디언 남성남의 별세에 팬과 동료들이 슬픔에 잠겼다.

31일 남성남의 외손자는 일간스포츠에 "할아버지께서 새벽에 조용히 돌아가셨다"며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기지 못한채 세상을 떠나셨다"고 전했다. 남성남은 1970년대 남철과 콤비를 이뤄 MBC '웃으면 복이와요', '일요일밤의 대행진' 등에서 웃음을 전했다. 남철과 호흡을 맞춘 '왔다리 갔다리'춤 등은 여전히 많은 희극인들이 모사하는 춤으로 남아있다. 남철은 2013년 6월 먼저 세상을 떠났다. 오랜 동료의 죽음 이후 남성남은 큰 슬픔에 빠져 지낸것으로 알려졌다. 

일간스포츠는 남성남의 갑작스러운 비보와 함께, 오랫동안 소식을 듣기 어려웠던 원로 코미디언들의 안부를 들어보고 그들에게 고 남성남에 대한 기억을 물었다.



고인과 '웃으면 복이와요'에서 활약했던 코미디언 배일집은 "오늘 아침 문자를 받고, 거짓말인줄 알았다. 다시 읽어보고는 '(남)성남이형 지인분이 돌아가셨나'라고 생각했는데, 본인 부고더라"며 "깜짝놀랐다. 코미디언 중 가장 건강하시다는 말을 듣던 분이다. 술과 담배도 안하시고, 예전부터 연세에 비해 젊게 사셨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이어 "먼저 돌아가신 남철형은 다소 거친 타입이셨고, 성남이형은 부드럽게 받아주시던 '부부'같은 사이셨다. 평생을 함께 해온 '부인'과 같은 남철 형이 돌아가시니, 성남이형의 충격이 크셨던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배일집은 "배연정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 얘기들었어? 이제 우리 차례네'라고 하더라. 세월은 거스를 수 없는것이라고 말해줬다"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역시 '웃으면 복이와요'에 함께 출연했던 후배 코미디언 김명덕은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받고, 지방 촬영지에서 급히 빈소로 향하는 중"이라며 "후배들에게 고인은 '선배님'이 아니셨다. '아버지'라고 불리던 분"이라며 "경제적 어려움이 있으셨다는 말씀은 들었지만, 최근까지 정정하셨던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에 별세하셨다는 말이 더욱 믿겨지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 결혼식 주례까지 봐주셨던 분이다. 최근까지도 무대에 대한 열정이 크셔서 열심히 노력하셨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40년 콤비이신 고 남철 선생님이 2013년 먼저 돌아가신 후, 충격이 크셨다. '바늘'이 '실'이 없으니 얼마나 허전하셨겠나"라고 말했다.



오랜 동료인 한무도 슬픔에 잠겼다. 그는 "(남)성남이형이 저세상으로 가셨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다. 녹화 마치고 밤 10시쯤 빈소에 도착해 밤을 새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까지 1주일에 한번쯤은 꼭 안부전화를 드렸다. 건강하시다는 말씀을 주셨는데, 당황스럽다. 잠시 전에 휴대폰에서 성남이형의 번호를 지웠다. 그가 떠나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전화를 대신 받은 구봉서의 지인은 "(구봉서) 선생님께서 허리가 안좋으셔서 최근 수술을 받으셨다"며 "노환에 충격을 받으실까 두려워 아직 남성남 선생님 별세 소식을 전달드리지 못했다. 곧 말씀드리고 함께 빈소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보원은 공연에 참가하고 있어 부인이 전화를 대신 받았다. 부인은 "남편 (남보원)과 고인은 최근까지도 함께 다니며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라며 "오늘 새벽에 전화를 받고, 남편이 매우 허망해했다. '나이를 먹으면 '자다가 저세상''이라고 하더라. 며칠전만해도 건강했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큰것 같다"고 전했다. 



엄용수 한국코미디언협회장은 무겁게 입을 뗐다. 그는 "대게 어르신(원로 코미디언)들은 과거 악극단부터 활동을 시작하셨기 때문에, 후배가 선배의 빨래까지 도맡아 하던 몇십년전 규율이 몸에 남아 있으시기 마련"이라며 "그런데 남성남 선생님은 단 한번도 후배를 야단치거나 잔소리를 하시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인간적이고 정이 많으신분이 떠나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남철 선생님이 먼저 돌아가시면서 (2013년) 그 쇼크로 (남성남의) 건강도 크게 악화된것이 두고두고 안타깝다"며 "현재 지방에 있어, 내일 밤에 빈소에 도착인데, 유족과 논의해서 가족장으로 할지, MBC 코미디언장으로 할지, 코미디협회장으로 할것인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대부분의 코미디언들이 빈소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성남 분당차병원 2호실에 마련됐으며 내달 2일 발인이 엄수된다. 박현택 기자 ssal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