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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방미 첫 일정으로 참전 용사에 감사 인사... 과잉 외교 논란

백삼/이한백 2015. 7. 27. 17:56

[이슈] 방미 첫 일정으로 참전 용사에 감사 인사... 과잉 외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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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동행 의원들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더블트리 바이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전참전용사 만찬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유가족들에게 감사의 큰절을 올리고 있다. 오른쪽 부터 김학용, 장윤석, 이군현, 김정훈, 김무성, 강석호, 심윤조, 정옥임, 김영우, 양창영 의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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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한미군사령관을 등에 업고 '존경과 감사의 표시'를 전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당대표가 이번엔 미국 방문 첫 일정으로 한국전 참전 군인과 만나 '큰절'을 올렸다. 한미 동맹의 의미를 강조하는 외교 행보로 보였지만, 누리꾼 사이에서는 '과잉 외교'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보훈용사촌(AFRH)에 방문한 김 대표는 한국전 참전군인과 가족, 주미 재향군인회 회원들과 만찬 자리에서 "자리에 계신 참전군인과, 6·25 전쟁 때 돌아가신 미군, 실종돼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군 분들을 기억하며 한국의 관습대로 큰절을 올린다"며 엎드렸다. 자신을 수행하는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강석호, 김영우, 김학용, 이군현 장윤석 의원 등도 모두 연단으로 불러냈다.

이 모습을 본 래리 키너드 한국전참전용사회장은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같이 갑시다(GO Together)"라고 화답했고, 다른 참전군인들도 기립박수를 호응했다.

김무성, 어부바에 이어 큰절까지... 누리꾼 반응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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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연합사령관 업어주는 여당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 소속 국방위 위원들과 함께 2일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령부를 찾았다. 김 대표가 "한국에서는 존경과 감사의 표시로 업어주는 관례가 있다"면서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을 업어주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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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의 화기애애한 모습과 달리 이 소식이 국내에 알려지자 여론은 싸늘했다. 포털사이트 뉴스 페이지에는 김 대표 행동을 비판하는 댓글이 쌓이기 시작했다.

아이디 'blur****'는 "독립유공자, 국가 유공자분들 중 제대로 된 혜택도 못 받고 골방에서 돌아가시는 경우도 많은데 참 백인들한테는 머리를 잘 조아린다"며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05le****'도 "수치스럽다"며 "어느 나라 정치대표가 다른 나라에게 절을 하느냐"며 질타했다.

지난 3월 칼로 피습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며 한 종교단체가 부채춤과 난타 공연을 벌여 논란이 됐던 일에 빗대기도 했다. 'hist****'는 "부채춤도 추고 오라"며 비꼬았고, 'a799****'는 "넘치면 부족한만 못하다고 했는데 저렇게 오버하니 욕을 먹는다"면서 "니퍼트를 향해 부채춤을 춰 미국 언론의 조롱거리가 됐던 일을 모르느냐"고 일갈했다.

긍정적 여론도 일부 존재했다. 'vn19****'는 "저도 절 올리고 싶었다, 대표로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호응했고, 'love****'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땅에 와서 목숨을 내 놓고 싸웠던 미국의 청년들에게 고마움을 최고로 표현한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라고 썼다. 'boys**** ' "아무런 관계도 없던 한국에 자국 국민을 보내 전쟁을 치렀으니 이건 당연한 감사의 표시"라고 남겼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일에도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서도 감사와 존경을 표한 바 있다. 이날 그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을 등에 업고 "한국전쟁에서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영원한 혈맹이 되어준 미국 국민에게 저의 온 마음을 다해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입길에 오른 바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및 동행 의원단이 묘소를 찾아 큰절을 올린 월튼 워커 장군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미8군사령관에 임명돼 낙동강 전투에 참전한 미국 전쟁영웅이다.

당시 패색이 짙었던 상황에서 워커 장군은 "여기서 죽더라도 끝까지 한국만은 지키겠다"고 한국 군인들을 격려했다. 특히 "Stand or die"(전선을 지키지 못하면 차라리 죽어라)라며 부하들에게 낙동강 전선 사수를 명령했다.

↑ 월튼 워커 장군. /사진= 위키피디아

워커 장군의 지휘 아래 낙동강 전선을 지켜낸 연합군은 이후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함으로써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이미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에서 군인으로서 역량을 보여준 워커 장군은 한국전쟁을 통해 다시 한 번 지휘 능력을 인정받았다.

워커 장군은 1950년 12월 한국군 사병이 운전하는 트럭이 중앙선을 침범해 넘어오자 이를 피하려던 워커 장군이 탄 차량이 추락하는 불의의 사고로 한국에서 순직한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워커 장군을 죽음에 이르게 한 한국군 사병에 사형을 선고하려 했지만 워커 장군의 유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사병 역시 목숨을 건졌다.

이후 한국 정부는 워커 장군을 기리기 위해 광진구에 '워커힐'이라는 지명을 붙였다. 이 지명은 지금까지 이어져 현재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순직 당시 중장 신분이었던 워커 장군은 사후 공을 인정받아 대장으로 추서됐고, 함께 한국전에 참전한 아들 샘 워커 대위가 유해를 안고 귀국해 현재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