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농업

농민은 판로 확보, 소비자는 믿고 싸게 구입…도·농 상생 앞장-경향신문

백삼/이한백 2015. 5. 6. 10:15

[도전하는 도시]농민은 판로 확보, 소비자는 믿고 싸게 구입…도·농 상생 앞장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전북 완주군 운곡리 한 시설채소 농가에서 농민들이 유기농 적상추를 따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 농촌과 도시의 상생 모델

완주군 농촌지역은 활력이 넘친다. 하지만 시작부터 이런 청사진이 보인 것은 아니다. 민선 4기 들어 시작된 로컬푸드 정책은 2008년부터 입안됐다. 농업농촌발전 5개년 계획으로 멀리 내다보는 농촌회생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농촌활력과를 만들고 5개 팀이 배치됐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매입해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를 만들어 이곳에서 마을회사 육성, 로컬푸드센터, 도·농 순환센터, 공감문화센터 등을 구상했다. 하지만 애초에는 농민들을 초청했지만 자발적으로 참석한 사람은 고작 3명에 그칠 정도로 냉랭했다.

조직과 예산을 갖추고 시작된 농촌활력 정책은 2년 뒤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건강밥상꾸러미가 선보여져 도시민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청정 농산물을 생산해 내면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농민들도 하나둘 모여들었다. 2012년 첫 로컬푸드 직매장이 완주군 용진면에 들어섰다. 우려를 갖고 선보인 직매장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중간 유통단계 거품을 모두 없애다 보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농민들은 수확한 농산물에 생산자 이름, 받고 싶은 가격을 붙여 내놓는다. 밭떼기나 도매시장에 출하한 것보다 10% 이상 높은 값을 받아 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보다 20% 정도 싼값에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구입한다. 당일 팔리지 않은 품목은 농가가 회수해 폐기하는 ‘1일 유통 원칙’을 적용, 싱싱한 농산물만 판매했다. 지난해까지 로컬푸드 직매장은 용진면과 모악산에 이어 4개가 개장했다. 도시인들이 완주군까지 몰려오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전주시 효자동과 하가지구에도 개설됐다.

로컬푸드는 어른들만 누리는 호사가 아니다. 공공기관과 학생들도 친환경 제철 먹거리를 먹을 수 있도록 공공·학교 급식센터가 개설됐다. 이는 단체급식의 공공성, 건강성,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대량 소비처를 개척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 행복한 밥상으로 진화

로컬푸드를 함축해 표현하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밥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를 추구하기 위한 진화도 꾸준히 이어졌다. 모악산에 들어선 로컬푸드 스테이션은 직매장과 농가 레스토랑, 가공 체험, 마을여행을 결합한 도농 상생형 신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른바 6차 산업화형 시스템이다. 운영을 맡은 농업회사 법인인 (주)완주로컬푸드에는 완주군과 지역 8개 농·축협이 참여했다. 로컬푸드 스테이션을 운영할 제3섹터형 농업회사 법인이다. 시설이 들어선 모악산은 연간 100만명의 등산객과 명상객이 찾는 곳이다. 이를 기본 동력으로 권역 내 건강자원, 문화자원을 결합시켜 나가는 일을 로컬푸드스테이션이 하고 있다. 로컬푸드 구심점인 농민들도 바꾸었다. 두레농장 사업과 맛·멋있는 마을, 참 살기 좋은 마을, 마을회사 등에 농민들 대다수가 참여해 ‘농촌에서도 회사를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다’는 신화를 창조해 나가고 있다.

로컬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은 관건이 됐다. 이를 위해 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팀에서는 직매장을 직접 방문해 농산물을 수거한 뒤 농약 안전성을 분석한다. 한 번 적발되면 영구 퇴출되기 때문에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농산물은 일절 구경하기 어렵다.

로컬푸드 1번지로 완주군이 부상하면서 최근 5년간 완주에 귀농·귀촌한 도시민은 2000여명에 달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로컬푸드 사업은 농업구조의 폐해를 치유하고 새로운 먹거리 질서를 창출하는 농촌 회생의 신모델로 손색이 없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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