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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출국 신은미 ‘난 마녀사냥을 당했다’

백삼/이한백 2015. 2. 10. 15:30

강제출국 신은미 ‘난 마녀사냥을 당했다’
-TV 조선 등 보수언론과 종편, 허위 왜곡 선동
-검경 한심한 질문, 말도 안되는 코메디

편집부

2012년 4월 평양공연 중인 신은미씨

뉴스프로는 지난해 11월 전국순회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다가 종북 논란에 휩싸여 출국금지와 검찰조사에 이어 지난 1월 10일 강제출국을 당한 재미동포 신은미씨와 심층 인터뷰를 가졌다. 이 인터뷰는 두 파트로 나뉘어져 뉴스프로에 연재된다.

토크콘서트 중 보수 언론과 단체들로부터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신은미씨는 지난 1월 초 한국 검찰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를 놓고 15시간에 걸쳐 신문을 받았다(세차례에 걸친 경찰 신문까지 포함하면 신문을 받은 시간은 총 50시간이라고 함). 검찰은 국가보안법 혐의에 대해서 기소유예 처분했으나 법무부에 신 씨의 강제출국을 요청했다. 신은미씨에게는 강제출국과 함께 향후 5년 간 한국 입국이 금지됐다.

신은미씨는 지난해 11월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며 활동가인 황선씨와 공동으로 방북 경험을 소개하는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다가 보수언론에 의해 ‘북한을 미화하는 종북 콘서트’라는 공격을 받고 몇몇 극우 시민단체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12월 10일에는 전북 익산에서 고교생이 사제폭발물을 투척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신은미씨의 강제출국에 대해 1월 9일 미 국무부 대변인 젠 사키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받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 시민인 신 씨를 위해 모든 외교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NBC, 알자지라, 위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세계 유력한 외신들이 이 사건을 기사화했다: 뉴욕타임스는 1월 10일 기사에서 신은미씨의 강제출국의 정황을 상세히 보도하며 “국가보안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는 국무부 대변인의 말을 전했고, 알자지라는 “이는 우려스러운 행동양식, 즉 국가보안법과 명예훼손법을 이용해서 특히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에 대해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동의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대북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의 말을 인용하여 신 씨에게 “표현의 자유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월 17일 신은미씨가 “북한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전혀 논란의 여지가 없는 발언들을 해서 한국의 보수들을 거슬리게 했다”고 말했다.

NBC도 1월 27일 이 사건으로 한국이 “유엔과 미국으로부터 은근한 비난을 샀다”고 전했으며, 알자지라는 다시 2월 1일 기사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예들 중의 하나로 신은미씨의 강제출국을 들었다.

신은미씨는 현재 캘리포니아의 자택에 돌아와 있으며 많이 지쳐 있고 우선은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뉴스프로는 신 씨와 이메일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다음은 이를 정리한 내용이다.

2011년 10월 첫 북한여행시 금강산에 나들이 나온 북한의 한 가족과 함께 찍은 신은미씨

인터뷰 파트 1

질문: 얼마전에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기셨다: “예전에는 한국은 마음대로 어느 때든 갈 수 있었고 북한은 마음대로 갈 수 없었는데, 오히려 이제는 한국을 마음대로 갈 수 없고 북한은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작년 12월과 1월 사이에 갑작스런 종북몰이와 결국 강제 출국을 당하셨는데 현재의 심경을 먼저 잠시 말씀해주셨으면 한다.

: ‘북한은 자유롭게 갈 수 있는데 남한은 갈 수 없다’는, 상상도 해보지 않은 기가막힌 일이 제게 벌어진 것이다. 분단의 골이 이렇게 깊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질문: 처음에 북한을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이 다음 여행지를 찾다, ‘북한이 한국국적을 제외하곤 전 세계인들에게 관광이 개방되어 있다’는 것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다. 처음 남편이 북한관광을 제의했을 때 물론 저는 반대했다. 전혀 가고싶은 마음이 없었다. 한국에서 받은 반공교육, 보수적인 가정환경, 매스컴에 비치는 북한의 모습 등 어느 하나 긍정적인 것이 없었으니까. 남편이 간다니까 할 수 없이 따라 나섰는데 제 마음 속에는 ‘그들은 과연 우리와 얼마나 다를까’라는 호기심이 있었다. 물론 결과는 반대였지만. 저는 첫 여행을 통해 이질감은 커녕 ‘이들은 어쩌면 우리와 똑 같을까’라는 동질감만 느꼈다.

질문: 지난해의 전국순회 토크콘서트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으면 한다. 언제, 어떻게 기획을 하셨나?

: 토크콘서트를 기획한 것은 제가 아닌 <6.15 남측위원회>라는 초청단체였다. 저는 다만 연사로 초대받은 것 뿐이다. 처음 초청을 한 것이 8월달인가로 기억된다. 9월에 할 수 있겠냐고 묻길래 11월과 12월 사이가 좋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11월과 12월에 집안 내 혼사 등 모임이 있어 어차피 한국에 갈 예정이었으니까.

첫 콘서트가 11월 19일 저녁이었는데 저는 당일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첫 콘서트를 마치고 난 이틀 후 TV 조선,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들의 의해,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했다”, “삼대세습을 찬양했다”는 등의 허위왜곡 보도가 시작되며 ‘마녀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는 지난 2년간 전국 순회공연을 초청받고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강연을 했는데 왜 이번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점을 나는 지금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질문: 토크콘서트 중 시작된 종북몰이에 한국 언론들이 역할을 했다.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한마디로 그들은 언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지금 여러 명의 변호사님들께서 소송을 맡아 도와주시고 계신데 사법부의 판단이 어떨른지 궁금하다.

질문: 익산에서의 테러 정황을 잠시 말씀해주시고 그 때의 심경을 공유해달라.

: 한참 콘서트를 진행 중이었는데 한 청년이 손을 들고는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했다면서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가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자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진행자가 “나중에 질문할 시간을 드릴테니 그 때 질문을 하시라”고 하자 불과 1, 2분 후 폭발물을 들고 연단으로 나와 던지려는 것을 스태프가 막았다.

당시 저는 멍한 상태에서 출연 예정이던 가수분의 손에 이끌려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있었다. 그 청년 또한 일부언론의 허위보도에 의한 피해자라는 생각이다.

질문: 문체부에서 우수문학도서로 선정이 되셨고, 정부에서 홍보까지 했는데, 추방이후 선정 취소되고 각 학교 도서관에 배치되었던 선생님 저서도 회수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킨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우수문학도서로 선정한 것도 한국정부(문체부)이고, 이를 취소한 것도 그들이다. 또 저를 출연시켜 홍보 동영상을 제작한 것도 한국정부(통일부)이고 이를 내린 것도 그들이니 저는 아무 할 말이 없다. 사실 저의 책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을 때 저는 이를 개인적으로 영광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저는 작가가 아니니까. 그러나 “지금의 한국 보수 정부도 통일에 관심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취소 사유가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킨다’는 말에는 ‘어이없다(absurd 혹은 preposterous)’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 책의 내용이 그때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는데(동일한데) 선정당시에는 일독을 추천할 만한 책이 어째서 지금에 와서는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킨다’는 것인지 전혀 말이 안되는 것이다.

질문: 한국에서 극단적인 우익 성향에 대해 선생님 의견은 어떠한가?

: 사회에는 여러가지 의견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실에 의거하지 않는 말로 선동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질문: 검찰에 출두해서 어떻게 대응을 하셨나? 검사들의 태도는 어떠했나? 인권침해적인 발언은 없었나?

: 저는 ‘가능하면 간단하게 대답하라’는 동석한 변호사의 조언을 무시하고 할 수 있는 말을 다했다. 그래서 취조가 길어진 면도 있다. 왜냐하면 저는 꺼리길 것도 없고 숨길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경찰이나 검찰 모두 예우를 갖춰 저를 대해줬다. 다만 질문 자체가 너무 한심하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일류대학을 나오고 어려운 고시를 합격한 우수한 인재들이 어이없는(아니면 바보같은) 질문으로 시간을 소비해야 하다니 고급인력의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책의 내용 중 “나는 진정 내 이웃을 내몸과 같이 사랑하며 살았을까. 내 이웃은, 내 형제는, 내 민족은 다름 아닌 바로 설경이고, 만용 안내원이며, 리인덕 운전기사 아저씨인 것을… 먼 길을 돌아서야 만날 수 있었던 사랑하는 이들,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가장 먼 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들이 바로 내 그리운 반쪽나라, 내 민족, 내 선한 이웃이었다. 회개하는 심정으로 창밖 하늘을 바라본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런 저의 신앙고백을 놓고 한다는 질문이, “이렇게 독자들을 감동시켜 북한을 좋게 보이게끔 선전 선동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라는 것이었다.

또는 “북한의 강물이 깨끗하다고 했는데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느냐?”, “북한 사람들이 대동강 맥주를 마시고, 또 많은(2백5십만) 사람들이 핸드폰을 사용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진짜라고 믿어지는냐?” 그래서 제가 “인터넷에서 ?아 보세요. 북한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올라 있습니다”라고 했다. 즉, 직접 가서 보고 사진까지 찍어 온 사실을 놓고 어이 없는 질문을 했다.

이 외에도 코메디같은 질문이 수도 없다.

질문: 국가권력의 민간인 사찰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선생님께서도 이메일과 통신 사찰을 당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한 말씀해달라.

: 이는 오해였다. 경찰과 검찰이 제가 어떤 특정한 사람과 주고 받은 메일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통신을 불법사찰한 것이 아니었다. 저와 메일을 주고 받은 그 사람이 저의 동의도 없이 저와 주고 받은 메일을 자신의 사이트에 올려놓았으며 검경이 그 사이트에 들어가 캡춰를 한 것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일이었다. 취조 당시 저는 이를 통신 불법 사찰로 오해를 했다. 그런데 미국에 돌아와 주위 사람들이 제게 이를 알려줘 알게되었다. 그러므로 이에 관한한 경찰과 검찰은 합법적 수사를 한 것이라 여겨진다.

[저작권자: 뉴스프로, 기사 전문 혹은 일부를 인용하실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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