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선

올케 이설주 제치고 .. 김정은 옆 실세로 뜬 김여정

백삼/이한백 2015. 1. 6. 17:17

요즘 평양에서 가장 잘나가는 인물은 누굴까요. 저는 김정은(30)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25)을 꼽고 싶습니다.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에 등장하는 그녀의 모습은 거침없습니다. 숙청과 해임·강등의 공포 속에 얼어붙은 노동당, 군부 실세들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건강문제로 40일 간의 공백 끝에 10월 중순 복귀한 김정은을 수행하며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빠'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거의 유일한 존재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무도 그녀를 견제할 수 없다는 얘긴데요. 김여정은 지난달 말 '노동당 부부장'이란 직함으로 공개석상에 나왔습니다. 올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투표장에 나왔을 때는 '당 책임일꾼'으로 불렸죠. 대북 정보당국은 "당 선전선동부 과장이며, '김예정'이란 이름으로 미 프로농구협회(NBA)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 초청 등을 관장했다"고 설명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젠 '차관급'인 부부장으로 오빠의 최측근 자리를 차지했다는 겁니다. 물론 그녀를 단순히 차관 수준으로 보는 사람은 없겠죠. 든든한 오빠를 둔 그녀를 놓고 "모든 길은 여정동지로 통한다"는 말이 평양 권력층 내부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벌써 인사나 이권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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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권력 사정에 밝은 고위 정보관계자는 김여정이 결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합니다. "남편이 누구인지는 조금 더 파악해봐야 하는 단계"라고 하는데요. 국가정보원 등 정보기관은 국회 정보위 보고 등에서 "아직 결혼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오래지 않아 드러날 김여정의 남편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수령 유일지배'라는 북한 정권의 특성상 2인자가 누구인지는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두 딸을 두고있습니다. 30살 청년지도자의 어린 두딸이 권력 2인자가 되기는 불가능하죠. 아무래도 제3의 인물보다는 이른 바 '백두혈통'의 한 사람인 김여정이 최고실세라 할 권력 2인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고모 김경희도 남편 장성택 처형 후 재기불능에 빠진 상태니까 말입니다. 건강문제로 탈락한 큰오빠 김정철(33)과, 해외를 떠도는 이복오빠 김정남(43)도 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동갑내기 올케인 이설주는 시누이 김여정에게 밀리는 모양새입니다. 2년 전 여름 '부인 이설주 동지'로 불리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독무대였는데요. 이젠 내조는 이설주가, 외부공개활동 때 수행보좌는 김여정이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지는 것같습니다.

 김여정의 이복언니인 김설송(40)의 역할을 두고 이런저런 추측이 많은데요. 북한 권력의 막후 실세로, 김정은의 통치활동에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그러나 정보 관계자들은 "근거없는 얘기"고 일축합니다. 북한체제의 특성상 최고지도자를 좌우할 인물이 따로 있다는 건 난센스란건데요.

 한 탈북단체가 "김정일의 유서에 김설송을 중심으로 북한체제를 이끌라는 당부가 있다"고 주장한 게 마치 사실인듯 받아들여지면서 탈이난 듯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최고지도자의 유서가 서울에 나돌 정도로 엉성했다면 북한체제가 지금껏 존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일부 매체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찍은 김설송의 사진이라며 공개했지만, 확인 결과 평양 백화점의 모범 점원으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김여정은 북한 정권사상 최연소 노동당 부부장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28살인 1970년에 선동부 부부장이 됐고, 고모 김경희는 30살에 국제부 부부장이 됐죠. 3년 전 아버지(김정일) 장례식에서 눈물을 쏟던 막내딸이 이젠 권력 최고실세로 떠올랐습니다. 김여정의 다음 행보에 눈길이 쏠립니다.

이영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