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안보

김종인 "'서울 표심' 묵살한 정권은 전멸했다

백삼/이한백 2014. 6. 25. 09:40

김종인 "'서울 표심' 묵살한 정권은 전멸했다"

"朴대통령이 약속 꼭 지키리라 믿었는데...마음 떠난지 오래"

2014-06-23 09:50:49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6.4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여야가 영호남에서 이긴 것은 원래 지역표이고 서울과 충청권 표심이 야로 돌아섰다는 게 굉장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며 박근혜 정권에 강력 경고했다.

2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22일 <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역대 정권이 '서울 표심'을 묵살했다가 붕괴했음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 역대 선거도 찬찬히 뜯어보면 민심의 뜻과 이후 정국의 향배를 알 수 있다. 단적으로 1958년, 1971년, 1978년, 1985년 선거를 보면 서울 표심이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1958년 서울서 (이승만 대통령이 이끄는) 자유당이 한 석 빼고 전멸했다. 겁이 나니까 다음 대선에서 부정선거 기획을 한 거다. 그게 4·19로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71년 선거 때도 서울에서 한 석 빼고 다 전멸했는데 그 결과가 유신이었다. 78년 선거 때에도 서울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전국적으로는 1.1%포인트 차로 졌다. 그런데도 표심을 읽지 못하다 결국 79년 일이 벌어졌다. 85년에는 생긴 지 2주일밖에 안 된 야당(신한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당시 여당인 민정당이 전멸했다. 결국 87년 민주항쟁이 나온 거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민주사회에서 선거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집권을 할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후 박근혜 정권이 '관피아 척결'을 주창하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발생시킨 사람들한테 해결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일축한 뒤, “결국 정치시스템 자체가 변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 지금 세월호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세상이 뒤집어진 것 같지만 사실 역대 대통령 모두 당선이 되면 구름 위로 올라간다. 황홀경을 느끼며 1, 2년을 헛되이 보내기 십상인데 이번 일이 구름을 빨리 걷게 해 상황인식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내가 새누리당 정강정책을 새로 쓴 사람이고 거기에 경제 민주화와 복지가 들어간 거 아닌가. 박 대통령은 선거에서 그걸 내걸어 다수당이 됐고 대통령이 됐다. 평소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온 대통령이 그걸 꼭 지키리라 믿었다"며 "하지만 선거 끝나고 경제 민주화는 사라졌다. (이 정부에) 마음 떠난 지 오래다”라고 배신감을 드러내면서 박근혜 정권과 일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새누리당을 떠난 뒤 대통령은 만났는지에 대해선 “내가 3월 1일에 독일에 왔는데 국빈방문으로 대통령이 방한했던 3월 26일 나는 독일 외교부 초청으로 독일 대통령 주최 오찬장에서 뵈었다. 사람들이 많아 그냥 인사 정도만 나누었다. 그렇게 말고는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고, 박 대통령 취임후 전화 통화 여부에 대해서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문창극 총리 후보에 대해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거듭 말하지만 지식정보사회라고 말만 하지 말고 거기에 따라서 행동을 해야 한다. 글로벌 환경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처신해야 하는지는 본인이 잘 알 것 아닌가”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 글로벌한 시대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할 점은 지금이 지식정보사회라는 거다. 국민들이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정보가 무제한으로 유통된다. 교육수준도 굉장히 높아졌고 국민 대다수가 비판적이고 합리적"이라면서 "그런 국민들을 상대로 과장하거나 뭔가를 연출하려 한다거나 통제하려 한다면 먹히지 않는다. 늘 이야기하지만 선거를 했으면 표심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며 거듭 '표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언기 기자